이스라엘 관리와 사적으로 만나
장관 2명 사임… 메이 내각 ‘흔들’프리티 파텔(45)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이 이스라엘 관리들과 사적으로 수차례 회동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8일(현지시간) 사임했다. 마이클 팰런(65) 국방장관이 성추문으로 물러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프리티 파텔 영국 국제개발부 장관
파텔은 지난 8월 이스라엘 가족 여행 기간 자국 정부에 알리지 않은 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이스라엘 정치인, 기업인들과 12차례에 걸쳐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파텔은 또 이스라엘 방문 후 영국 원조 예산 중 일부를 이스라엘군에 지원하겠다는 뜻을 시사했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골란고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인도적 활동을 영국이 지원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을 국제개발부 직원들에게 물었다. 그러나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당시 병합한 것으로, 영국은 이를 공식 인정한 적이 없다.
파텔은 지난 6일 공식 사과했지만 이튿날 지난 9월에도 런던과 뉴욕에서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공안장관과 고위 외교 관리를 각각 만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에 메이 총리는 8일 아프리카 출장 중이던 파텔을 소환, 소명을 요구했고 파텔은 결국 사임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과 이스라엘은 가까운 동맹이고 우리가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공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내각은 지난 6월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잃은 뒤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집권 보수당 내분, 주요 각료들의 스캔들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11-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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