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층 밀집한 佛 아미앵 방문
주민들 “대통령은 르펜” 구호 외쳐르펜 “내가 진정한 노동자 대변인”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로 결선에 진출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자신의 고향 아미앵에서 결선에서 맞붙을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가디언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웃음 짓고…
26일(현지시간) 북부 아미앵의 월풀 공장 앞에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가 연설을 마친 뒤 노동자와 함께 웃고 있는 모습.
아미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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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하고…
다음달 7일 열리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한 중도신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앞줄 가운데) 후보가 26일(현지시간) 북부 아미앵의 월풀 공장 앞에서 노동자에게 연설하는 도중 야유를 받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아미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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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펜은 월풀 공장 앞 주차장에서 노동자와 만나 “마크롱은 회사 편에 있고 나는 여기 있는 노동자와 있다”라면서 마크롱을 야만적인 세계화에 찬성하는 친기업 인사라고 비난하고 자신이 진정한 노동자의 대변자라고 주장했다.
당황한 마크롱이 황급히 공장으로 발길을 돌렸으나 노동자로부터 야유와 조소를 받아야 했다. 마크롱은 “내가 여기 있다는 이유만으로 르펜이 단 10분 동안 이곳에 나타나 노동자와 사진 촬영의 기회를 얻고 갔다”고 르펜을 비난했으나 고향의 노동자는 환영은커녕 “대통령 마린 르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크롱을 냉대했다.
이와 관련, 마크롱이 바닥 민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마크롱은 1차 투표에서 24.01%로 21.3%의 르펜을 눌렀지만 아미앵에서만큼은 르펜이 30.4%로 21.7%를 얻은 마크롱을 압도했다. 마크롱은 최근 발표된 결선 여론조사에서 60.5%로 르펜(39.5%)에 크게 앞서 있으나 중소도시 빈민층 유권자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도 쇠락한 공업 지역을 일컫는 ‘러스트 벨트’의 표심이 결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마크롱이 결선투표를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크롱은 23일 1차 투표 이후 파리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선거캠프 스태프와 축하파티를 가졌다. 이튿날 마크롱은 6월 총선 전략을 세우고 차기 정부를 구상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7-04-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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