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으라” vs “막으라” 난민 대책에 갈라진 유럽

“받으라” vs “막으라” 난민 대책에 갈라진 유럽

입력 2015-09-03 10:12
수정 2015-09-0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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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 4만명 “난민 더 받아야” 정부에 촉구…헝가리는 “희생양 삼지마라”

전쟁과 폭력을 피해 유럽으로 도피해 온 시리아인 등 중동 난민이 올해 유례없이 급증하자 유럽의 여러 언론은 난민들을 수용하거나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정부 당국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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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역에서 2일(현지시간) 난민들이 독일행 기차 탑승을 허용하라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역에서 2일(현지시간) 난민들이 독일행 기차 탑승을 허용하라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난민의 서유럽행 열차 탑승을 막아선 헝가리 정부가 앞으로 어떤 조처를 할지에 유럽의 관심이 쏠린다.

헝가리 정부는 1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등으로 향하는 기차 출발역인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서 열차에 탑승하려던 난민 수천 명을 막아 놓은 상태다.

주로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은 켈레티 역 앞으로 나와 간헐적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코바치 졸탄 헝가리 정부 대변인은 2일 영국 BBC 뉴스나이트에 출연, “난민들의 신원이 확인되면 원하는 곳으로 보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난민 대부분이 브로커에게 돈을 지불하고 온 터라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바치 대변인은 “난민 문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모두가 합심해 풀어야 한다”면서 “그간 대책 마련을 촉구해온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 년 전에 만든 난민 대책이 이제 완전히 실패했음이 드러났고, 지금 와해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급증한 난민을 기존 방식으로 다룰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무슬림을 받지 않겠다는 슬로바키아를 비난하자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도 “우리는 (책임을 나눠서 지는) 그런 시스템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난민 대부분이 경제적 이유로 넘어오기 때문에 본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오는 14일 긴급 내무장관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열흘 이상 남은 데다 동-서로 확연히 갈리는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 이를 해소할 묘안이 나올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영국에서는 난민을 더 수용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청원에 4만명 이상의 영국인이 서명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청원 운동의 성명에서는 “세계적인 난민 위기에서 다른 EU 국가에 비해 영국은 걸맞은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는 난민이 목숨을 걸고 비인간적인 상태에서 살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 내무부가 즉각 피난처를 제공하라는 내용의 청원 사이트도 4일만에 13만5천명의 서명을 받았다.

일간 인디펜던트가 추진한 ‘난민 대책에 공정한 부담을 하자’는 캠페인 역시 몇시간만에 1만3천600명이 서명했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독일 다음으로 가장 많은 6천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았다면서도 “단순히 더 많은 난민을 받는다고 문제가 모두 풀리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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