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감정을 이용해 총선에서 대승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이른바 ‘리틀 잉글랜드’(Little England)의 창시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가 민족감정을 이용해 총선 대승을 이끌었지만, 이 때문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스코틀랜드 분리를 막는 문제가 한층 꼬였다고 분석했다.
영국이 유럽에서 떨어져서 고립되고 스코틀랜드마저 분리돼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이 아닌 ‘리틀 잉글랜드’의 창시자가 되는 것을 캐머런이 피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잉글랜드는 중도우파 보수당에, 스코틀랜드는 좌파인 스코틀랜드독립당(SNP)에 각각 몰표를 안겨주면서 양 지방 사이의 정치적 골은 한층 깊어졌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총 59석 중 56석을 SNP가 싹쓸이한 가운데 보수당에 투표한 유권자는 15%에 그쳤다.
문제는 캐머런 자신이 선거운동 기간에 노동당이 승리하면 SNP에 휘둘릴 것이라며 잉글랜드 민족감정에 호소했다는 점이다.
이 전술이 총선 승리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잉글랜드인들의 감정을 들쑤셔놔서 앞으로 온전한 영국을 지키려는 그의 시도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마이클 케니 런던 퀸메리대 정치학 교수는 WP에 “누가 이런 식으로 잉글랜드인들의 반(反)스코틀랜드 감정을 이용하면 영국이 그간 얼버무릴 수 있었던 민족적 분열을 강조하는 리스크를 지게 된다”며 캐머런이 ‘불장난’을 했다고 비판했다.
캐머런이 오는 2017년 말까지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 문제를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
EU 탈퇴와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는 서로 밀접히 얽혀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친(親) EU적인 여론을 감안하면, 영국이 국민투표를 거쳐 EU에서 탈퇴할 경우 이는 즉각 SNP가 독립 국민투표를 추진하도록 하는 방아쇠가 될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EU 탈퇴에 대해 캐머런 자신은 EU 협약을 개정하는 조건 하에 영국이 남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EU 탈퇴 여부는 EU에 회의적인 잉글랜드인들과 친 EU적인 스코틀랜드인들의 갈등을 한층 깊게 할뿐더러 보수당 정권의 일부 각료들도 탈퇴를 추진하는 등 정권 내부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보수당 정권의 재정긴축 강화 정책도 중요 변수다.
좌파인 SNP는 추가 긴축을 막으려 하나, 현실적으로 영국 의회에서 이를 막을 길이 없으므로 스코틀랜드 독립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WP는 예상했다.
캐머런은 스코틀랜드 독립을 막기 위해 스코틀랜드 의회에 조세와 예산 지출의 전권을 넘기는 등 양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 스코틀랜드에 지나치게 양보를 한다는 불만이 잉글랜드 쪽에서 나오는 등 캐머런이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WP는 우려했다.
특히 EU에 회의적인 일반 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캐머런이 정치적 카리스마와 교활함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제 역사에서 ‘리틀 잉글랜드 건국의 아버지’로 남는 것을 피하려면 선거전에서 보여준 기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가 민족감정을 이용해 총선 대승을 이끌었지만, 이 때문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스코틀랜드 분리를 막는 문제가 한층 꼬였다고 분석했다.
영국이 유럽에서 떨어져서 고립되고 스코틀랜드마저 분리돼 ‘그레이트 브리튼’(Great Britain)이 아닌 ‘리틀 잉글랜드’의 창시자가 되는 것을 캐머런이 피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잉글랜드는 중도우파 보수당에, 스코틀랜드는 좌파인 스코틀랜드독립당(SNP)에 각각 몰표를 안겨주면서 양 지방 사이의 정치적 골은 한층 깊어졌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총 59석 중 56석을 SNP가 싹쓸이한 가운데 보수당에 투표한 유권자는 15%에 그쳤다.
문제는 캐머런 자신이 선거운동 기간에 노동당이 승리하면 SNP에 휘둘릴 것이라며 잉글랜드 민족감정에 호소했다는 점이다.
이 전술이 총선 승리에는 도움이 됐겠지만, 잉글랜드인들의 감정을 들쑤셔놔서 앞으로 온전한 영국을 지키려는 그의 시도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마이클 케니 런던 퀸메리대 정치학 교수는 WP에 “누가 이런 식으로 잉글랜드인들의 반(反)스코틀랜드 감정을 이용하면 영국이 그간 얼버무릴 수 있었던 민족적 분열을 강조하는 리스크를 지게 된다”며 캐머런이 ‘불장난’을 했다고 비판했다.
캐머런이 오는 2017년 말까지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 문제를 한층 어렵게 하고 있다.
EU 탈퇴와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는 서로 밀접히 얽혀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친(親) EU적인 여론을 감안하면, 영국이 국민투표를 거쳐 EU에서 탈퇴할 경우 이는 즉각 SNP가 독립 국민투표를 추진하도록 하는 방아쇠가 될 것으로 WP는 전망했다.
EU 탈퇴에 대해 캐머런 자신은 EU 협약을 개정하는 조건 하에 영국이 남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EU 탈퇴 여부는 EU에 회의적인 잉글랜드인들과 친 EU적인 스코틀랜드인들의 갈등을 한층 깊게 할뿐더러 보수당 정권의 일부 각료들도 탈퇴를 추진하는 등 정권 내부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보수당 정권의 재정긴축 강화 정책도 중요 변수다.
좌파인 SNP는 추가 긴축을 막으려 하나, 현실적으로 영국 의회에서 이를 막을 길이 없으므로 스코틀랜드 독립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WP는 예상했다.
캐머런은 스코틀랜드 독립을 막기 위해 스코틀랜드 의회에 조세와 예산 지출의 전권을 넘기는 등 양보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 스코틀랜드에 지나치게 양보를 한다는 불만이 잉글랜드 쪽에서 나오는 등 캐머런이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WP는 우려했다.
특히 EU에 회의적인 일반 의원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캐머런이 정치적 카리스마와 교활함으로 총선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제 역사에서 ‘리틀 잉글랜드 건국의 아버지’로 남는 것을 피하려면 선거전에서 보여준 기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