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D -7… 최종 결과 예측불허
스코틀랜드가 영국에서 독립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다. 북해 유전에서 나오는 석유를 온전히 차지하면 노르웨이처럼 작지만 풍요로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 켈트족만의 스코틀랜드를 건설해 충분히 잘살 수 있는데 왜 우리를 핍박했던 앵글로색슨족(잉글랜드)까지 먹여 살려야 하느냐는 불만이 폭발했다.“Yes Scotland”
분리독립을 이끌고 있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앨릭스 샐먼드가 10일(현지시간) 에든버러에서 열린 찬성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를 끌어안고 있다.
에든버러 AFP 연합뉴스
에든버러 AFP 연합뉴스
찬성 여론이 위축된 가장 큰 이유는 금융시장의 불안이다. 유고브 조사 결과가 나오자 영국의 통화인 파운드 가치가 미국 달러와 견줘 1.605달러까지 떨어졌다. 10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스코틀랜드 금융의 상징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스탠더드라이프의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유력 보험사인 스탠더드라이프는 “분리독립이 될 경우 고객 보호를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연금과 투자액을 모두 빼내겠다”고 선언했다. 최대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석유 부국의 꿈은 영국 안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영국의 중앙은행장과 재무부 장관은 “독립된 스코틀랜드는 절대로 파운드화를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같은 위협이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의 분리독립에 대한 확신을 흔들었다는 게 가디언의 분석이다. 실제로 서베이션의 발표 직후 파운드화 가치는 1.62달러로 반등했고 주식시장도 안정됐다.
공멸의 위기에 직면한 보수당과 노동당 등 기성 정당 대표들이 스코틀랜드에 총출동해 읍소한 것도 여론 전환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가 분리되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수밖에 없는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번 투표는 보수당 심판 투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 보수당이 밉겠지만 영국은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할 경우 의회에서 졸지에 40석이 날아가는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도 “스코틀랜드는 영국과 함께할 때만 더 평등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09-12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