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방송사 폐쇄’ 한발 후퇴…대화 제의

그리스 총리, ‘방송사 폐쇄’ 한발 후퇴…대화 제의

입력 2013-06-14 00:00
수정 2013-06-1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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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가 공영방송사 잠정 폐쇄 조치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공영방송사인 헬레닉 방송사(ERT)의 잠정 폐쇄에 반대하는 연립정부 내 2개 좌파 정당에 오는 17일 대화를 하자고 제의했다.

그리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총리는 이 정당들이 내놓은 제안을 논의할 것이고 절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ERT를 작고 효율적인 방송사로 만들고자 단행한 조치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ERT를 잠정 폐쇄한 그리스 정부가 대화로 선회한 이유는 국내외의 높은 반대 여론과 연립정부 붕괴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1년 전 어렵사리 출범한 연립정부가 무너지면 국제사회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수 없게 되며 최종적으로는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도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연립정부 내 정당들은 총리의 대화 제의를 환영하면서도 잠정 폐쇄 조치는 비판했다.

연정 내 사회당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는 “그리스가 다시 선거를 치를 필요는 없다. 그것은 큰 실수일 것이다”면서 “우리는 ERT의 구조 개혁을 지지하지만 폐쇄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유럽평의회 인권 담당 위원인 닐스 무이즈니엑스는 “방송사 문을 닫는 것은 언론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축소시킨다”면서 “민주주의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단이 요구하는 재정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11일 ERT를 시작으로 모든 공영 TV와 라디오 방송을 잠정 중단했다.

공영 방송 잠정 중단 조치 후 그리스에서는 대규모 시위와 파업 사태가 벌어졌다.

13일 수도 아테네 ERT 본사 앞에서는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시위를 벌이면서 방송사 폐쇄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리스 양대 노동조합 연맹도 이날 24시간 한시 파업을 벌여 그리스 공항 운영이 2시간 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ERT 기자들은 정부의 폐쇄 조치에 항의하며 본사 건물에 머무른 채 자체 인터넷 방송을 제작했으며 유럽방송연맹(EBU)은 이 방송을 그리스와 유럽지역 등에 내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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