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원 날린 손정의, 비전펀드 자문 직원 80명 해고…첫 인원감축

21조원 날린 손정의, 비전펀드 자문 직원 80명 해고…첫 인원감축

김규환 기자
입력 2020-06-10 13:44
수정 2020-06-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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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명 중 15%… 주가 회복세에도 감축 단행
소프트뱅크, 유색인종 운영 기업 투자 펀드 출범
지난해 8월 도쿄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회사 실적을 발표하는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지난해 8월 도쿄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회사 실적을 발표하는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손정의 창업자 겸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비전펀드 자문조직의 500명 직원들 가운데 15%를 정리해고한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영국 런던에 있는 펀드 운영사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직원 500여명 가운데 임원을 포함해 15%(약 80명)를 감원하기로 했다. 2017년 출범한 뒤 인력을 계속 늘려왔던 이 회사가 인원 감축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정의 회장이 직접 투자 결정에 관여하는 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281억 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450억 달러)가 공동으로 투자해 1000억 달러(약 121조 7500억원)를 규모로 운영되며, 현재 88개사에 투자한 세계 최대 기술펀드다. 우버, 위워크 등 세계적인 공유경제 기업에 투자했는데 지난해부터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2019년 회계연도(2019년4월1일~2020년3월31일)에는 1조 9313억엔 규모의 적자를 냈다.

FT는 지난 3월 이후 세계 증시가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인력 감축이 단행됐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3월 중순 기록했던 4년 만에 최저치에서 90% 이상 회복됐다. 손 회장은 지난 4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 실적이 개선되면 (비전펀드2에) 합류할 투자자들이 더 있을 것이라고 아직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마르셀로 클라우레 소프트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3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유색인종 경영자가 창업했거나 운영 중인 기업에 투자하는 1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돼 격렬해진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기회 성장 펀드(Opportunity Growth Fund)’란 이름으로 불릴 이 펀드는 미국 내 아프리카계와 라틴계 사람이 이끄는 기업 투자에 초점을 맞춘다. 펀드의 대표는 클라우레 COO가 맡게 된다. 볼리비아 출신인 클라우레 COO는 손정의 회장 측근이자 유력 후계자로 꼽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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