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다국적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가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인수·합병(M&A)을 제안해 글로벌 제약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2015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스터 시티에 있는 길리어드 본사 앞에서 한 남성이 거닐고 있다. 포스터 시티 AP 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길리어드에 인수를 정식 제안했다. 구체적인 거래 조건도 제시하지 않은 만큼 의사를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 텔레그래프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길리어드에 시가총액의 3배에 가까운 프리미엄을 붙인 무려 2743억 5210만 달러(약 330조원)를 인수가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되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규모 거래가 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시가총액은 1400억 달러이고 길리어드는 960억 달러에 이른다. 매출액 규모로 아스트라제네카는 글로벌 업계 5위, 길리어드는 10위권 안에 있다. 현재 세계 제약업계의 ‘빅 5’는 미국의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독일의 머크사다. 글로벌 제약업계의 역대 최대 M&A 사례는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세엘진 코퍼레이션을 740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양사는 합병 후 기업 가치가 876억 달러로 불어났다.
특히 이번 M&A 제안 소식은 코로나19로 제약업체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서 나가고 있는데, 오는 9월 중 영국 정부에 1억개를 공급할 계획이다. 길리어드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 개발사이자 신종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를 개발한 업체다. 지난 1년간 아스트라제네카 주가는 41%, 길리어드 주가는 19% 치솟은 상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