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앙아 5국과 첫 정상회의… ‘G7’ 견제 강행군

시진핑, 중앙아 5국과 첫 정상회의… ‘G7’ 견제 강행군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3-05-19 01:45
수정 2023-05-1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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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서 연쇄 양자 회담·연회 참석
핵심이익 지지·일대일로 등 강조
중국·중앙아 공동체 건설도 추진
中 “G7과 달리 제3국 겨냥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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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산시성 시안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공동 협력 방안에 서명한 문서를 교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주권·안보·영토 보전 등과 같은 ‘핵심 이익’에 대한 상호 지지를 확대하고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에 반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산시성 시안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공동 협력 방안에 서명한 문서를 교환하고 있다. 두 정상은 주권·안보·영토 보전 등과 같은 ‘핵심 이익’에 대한 상호 지지를 확대하고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에 반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안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을 산시성 시안으로 초청해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가졌다.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견제하려는 의도다.

18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이날에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갖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연쇄 양자회담에서 시 주석은 주권, 영토 보전 등 ‘핵심이익’에 대한 상호 지지,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공동 건설, 농산물 수입 확대 등 경제·무역 협력 강화 등을 강조했다. 19일에는 ‘중국·중앙아 운명공동체 건설’ 구상도 밝힌다. 이번 회의에서 약 20개 양자·다자외교 활동을 통해 경제·무역 등 각 분야 협력 방안을 담은 합의문이 대거 도출된다고 중국 외교부는 설명했다.

3년간 이어진 고강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뒤 처음 연 다자 정상회의여서 중국 정부는 이번 회의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중국이 1990년대 구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와 개별 수교한 뒤 이들을 따로 불러 대면 정상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중앙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과의 협력 강화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중국에 경제 전반을 의존하면서 판도가 달라졌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 위상을 지렛대 삼아 중앙아 지역으로 영향력을 키우려고 한다.

이번 회의가 과거 실크로드가 시작됐던 시안에서 열린 것도 상징성이 크다. 시 주석이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일대일로에 힘을 더하려는 취지다. 일대일로 구상에서 중앙아 지역은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2013년 10월 시 주석이 ‘신(新)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을 통해 일대일로 아이디어를 처음 공개한 곳도 중국이 아닌 카자흐스탄이다.

시 주석 입장에서 중앙아 국가들과의 세 과시는 19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G7 정상회의에 맞서는 효과도 있다. 이번 회의의 위상이 G7에 못 미치지만 서구세계에 ‘중국은 여전히 친구가 많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은 권위주의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중앙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이들이 미국과 거리를 두게끔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가 중국·러시아 견제에 방점을 찍는 것과 달리 이번 회의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23-05-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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