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부동산 업체 가운데 하나인 헝다의 아파트 단지. 서울신문 DB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헝다의 자회사 빚보증 손실에 개입한 샤하이쥔 CEO와 판다롱 CFO가 사임한다고 밝혔다. 올해 3월 헝다는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자회사 헝다물업이 제삼자에 담보로 제공한 회사 예금 134억 위안(약 2조 6000억원)이 채권자인 금융기관에 강제집행됐다”고 밝혔다. 조 단위 자금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헝다는 독립적인 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진행해왔다.
조사 결과 강제집행됐다는 예금은 헝다그룹으로 비밀리에 빼돌려져 운전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판명났다. 그룹 위기 해결을 위해서 샤 CEO와 판 CFO 등이 자회사의 자금을 유용한 것이다. 현재 헝다는 유용한 예금을 헝다물업에 돌려주고자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헝다가 이달 말 발표하는 부채 구조조정안이 부동산업계의 위기 대응 로드맵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0년 당국의 투기 단속을 시작으로 수 년째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부동산 업체 다수는 달러 표시 채권을 갚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며 정부의 구제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를 분양받고도 공사가 중단돼 입주가 미뤄진 분양자들이 대출 상환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 헝다 구조조정이 부동산 업계 전반에 퍼지는 디폴트와 관련한 구조조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중요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