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선거제 개편 마무리”… 中 ‘홍콩의 중국화’ 속도전

“5월까지 선거제 개편 마무리”… 中 ‘홍콩의 중국화’ 속도전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3-15 22:42
수정 2021-03-16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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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입법회 선거부터 개편안 적용될 듯
후보자들 사상 검증받고 의석수도 줄어
英 “일국양제 어기고 민주주의 도려내”
中언론 “서구국가와 긴 싸움 준비할 것”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회 폐막일인 지난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에 찬성 버튼을 누르고 있다. 베이징 EPA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양회 폐막일인 지난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에 찬성 버튼을 누르고 있다. 베이징 EPA 연합뉴스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 홍콩 통제 강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서구세계와의 장기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위협에도 5월까지 홍콩 선거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72)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하고자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조만간 구체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탐 위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마지막 날인 11일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입법회(국회 격)에서 직능대표(비례대표) 수를 늘려 선출직 의원 비율을 낮추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해 홍콩 기본법에 부속서를 삽입하면 홍콩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개편 때와 같은 절차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선거제를 바꾸려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의 운명을 바꿀 선거가 잇따라 열려서다. 9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중간에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입법회 선거부터 새 법을 적용해 정계에서 범민주 진영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선거 입후보자는 베이징이 설치하는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에서 사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선출직 의석 수도 줄어든다. 이번 기회에 ‘무능한 친중파’도 함께 분쇄하려는 의도다. 행정장관 임명을 위한 선거인단(1200명) 제도도 고쳐 구의원 몫(117명)을 폐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대체한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쏟아내며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어기고 홍콩 민주주의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홍콩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에 ‘(공격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혁으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금융 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굴하지 않고 이들과의 ‘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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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3-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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