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다윈항 99년 운영권 쥔 中업체, 그 뒤엔 중국군?

호주 다윈항 99년 운영권 쥔 中업체, 그 뒤엔 중국군?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5-11-16 22:46
수정 2015-11-17 01:3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4200억원에 장기 임대차 계약 맺자 “軍과 연계된 그룹… 안보 위협” 의혹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업체가 호주 북부의 관문인 다윈항을 장기 임차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랜드브리지그룹은 최근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심의를 사실상 통과해 다윈항에 대한 99년간의 운영권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그룹은 다윈항을 관할하는 북부준주(NT)에 5억 600만 호주달러(약 4200억원)를 제공하고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그룹이 중국군과 긴밀하게 연계됐다는 호주전략정책연구원(ASPI) 중국 전문가의 주장이 나오면서 자칫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 기간시설이 중국군의 손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ASPI의 제프 웨이드는 랜드브리지가 홈페이지에 “강한 기업은 국가에 보답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번창한 기업은 국가 방위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야당인 노동당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정보기관들과 국방부 측에 긴급 브리핑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호주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지난 13일 맬컴 턴불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국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이번 거래가 사전에 철저한 검증을 거쳤는지 알고 싶다”며 특히 랜드브리지와 중국군의 관계에 대한 언론 보도에 우려한다는 뜻을 밝혔다. 무소속 연방 상원의원인 닉 제너펀도 상원에서 관련 위원회가 열려야 할 것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하지만 랜드브리지 측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국영기업이 아닌 사영기업”이라며 중국군을 연계시키려는 것은 부정확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부인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연방정부가 이번 계약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파이낸셜리뷰(AFR)가 전했다. 북부준주 정부 측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공식 절차를 통과한 것은 아니지만 위원회와 국방부로부터 사실상 승인을 받은 상태라며 계약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부준주에서 중국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기업인들도 이번 계약이 재검토되면 이 지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5-11-17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 or 31일
정부와 국민의힘은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내수 경기 진작과 관광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에 일부 반발이 제기됐다.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많은 기혼 여성들의 명절 가사 노동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내수진작을 위한 임시공휴일은 27일보타 31일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다. 설명절 임시공휴일 27일과 31일 여러분의…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31일이 임시공휴일로 적합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