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입력 2015-01-20 23:50
수정 2015-01-21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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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GDP 성장률 16년만에 목표치 미달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63조 6463억 위안(약 10조 2000억 달러)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아시아 외환위기 충격을 받았던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목표치(7.5%)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중국 안팎에서는 당초 우려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장에서는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낮아져 연평균 7.3% 수준의 성장률이 예견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개선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7.2%에서 12월 7.9%로 반등했으며, 소매판매는 11.9%로 2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과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성장률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평균 10.5%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증가율인 19.8%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지난해 평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5.7%에 그쳐 6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중국 언론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7.0~7.3% 수준의 ‘합리적인 성장 구간’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보고서에서 “GDP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고 있으나 SOC 건설 프로젝트 등 ‘미니 부양책’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7.3%로 예상했다.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할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지난 3년 동안 고수해 왔던 ‘7.5% 안팎’에서 ‘7% 안팎’으로 공식 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7%대의 중고속 성장이 일반적인 상태가 됐다며 중국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 진입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대신 경제 개혁과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면서 성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를 통한 추가 경기 부양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2015-01-2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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