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귀국 직후 “터키에 위로 되길… 팬분들 진심으로 기부 감사”
‘배구 여제’ 김연경, 브라질 전 패배 후“산불 난 터키에 묘목 캠페인 해줘 감사”
터키선수들, 8강서 한국에 패배 후 눈물
김연경 팬들 터키에 수천 그루 묘목 전달
터키단체 “아낌없는 기부 지지 진심 감사”
“묘목 오랜 우정처럼 지키고 가꾸겠다”
터키 배구선수 에다 에르덤과 한국 배구선수 김연경. 에다 에르덤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 친구 묘목 선물, 깊이 감사드립니다”
터키 환경단체연대협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감사 편지
CEKUD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CEKUD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SNS 해시태그로 ‘pray for turkey’
韓네티즌들 터키 묘목 제안 동참 행렬터키의 비영리단체 환경단체연대협회(CEKUD)는 홈페이지에 묘목을 선물해준 김연경 팬들에게 한글과 영문으로 감사의 메시지를 올렸다.
이 단체는 “한국의 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생명의 원천인 삼림이 터키와 세계 여러 곳에서 일주일 동안 불타고 있습니다”라면서 “당신은 우리와 함께 서서 수천 그루의 묘목을 아낌없이 기부함으로써 지지를 보여주었습니다”고 말했다.
또 이 단체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맡겨주신 묘목을 오랜 우정처럼 지켜주고 가꾸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배구 팬들의 묘목 기부가 시작된 것은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한국과 터키의 8강전이 끝난 뒤부터다.
당시 한국은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터키를 3-2로 꺾고 9년만에 올림픽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패한 터키 선수들은 경기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올림픽 메달을 따서 최근 최악의 산불 피해로 고통받는 자국민에게 용기를 주고자 했던 노력이 수포가 되었기 때문이다.
터키, 열흘 넘게 산불… 막대한 삼림 훼손
8명 사망·860명 이상 부상터키 남부에서는 열흘 넘게 대규모 산불이 이어지면서 막대한 규모의 삼림이 훼손됐다. 12일 동안 전국 47개 지역 234곳에서 발생했던 산불은 이날 현재 남서부 무을라주의 2곳에서 여전히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현지 정부 당국자가 밝혔다. 지난달 28일 남부 안탈리아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남서부 무을라주, 아이든주 등으로 확산하면서 대규모 산림을 불태웠다.
소방용 항공기조차 갖추지 못한 터키 정부는 외국으로부터 소방 항공기와 헬기를 긴급 지원받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산불로 터키 내 10만㏊ 이상의 숲이 파괴됐다고 추산했다. 현지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산불로 8명이 숨지고 860여명이 부상했다.
4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배구 8강전 한국 대 터키의 경기에서 터키 대표팀이 경기에서 진 후 슬퍼하고 있다.
2021.08.04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21.08.04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터키 남부 대규모 산불. AFP 연합뉴스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해시태그 ‘pray for turkey’(터키를 위해 기도)와 함께 대규모 산불 피해가 난 터키를 응원하는 글이 봇물을 이뤘다.
한 네티즌은 ‘김연경’ ‘팀코리아’ 이름으로 터키에 묘목을 기부하자고 제안했고 해당 트윗은 2만회 이상 리트윗되며 수많은 이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기부 안내 방법과 함께 인증샷도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김연경 선수 이름으로 나무 20그루를 기부했다” “김연경 이름으로 묘목 5그루 기부했다. 형제의 나라 터키를 응원한다”고 올렸다.
또 “경기 승패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터키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터키 산불이 빠르게 진압 돼 모두가 평안할 수 있기를 바란다” “6·25 전쟁 때 터키가 한국을 도와줬다. 그 계기로 터키에서는 아직도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른다. 이제는 한국이 도와줘야 할 때다” 등 터키에 대한 응원과 애정을 표시했다.
이것이 여자배구다
‘배구 여제’ 김연경(왼쪽)을 비롯한 우리나라 배구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배구 8강 터키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오르는 등 아시아 배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도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도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눈시울을 붉힌 채 손뼉을 치며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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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산불 소식 안타까워”
“내가 살았던 나라, 마음 아팠다”
김연경도 지난 6일 브라질전에 패한 뒤 취재진과 만나 “터키 산불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웠는데 팬들이 묘목 보내기 캠페인을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연경과 상대 팀 선수들 간의 우정은 화합의 정신으로 거듭났고, 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상대 팀 국민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안겼다.
김연경은 ‘배구 강국’인 터키 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 V리그 흥국생명에서 뛰기 전에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시 등 터키 팀에서 뛰었다.
김연경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에도 터키에 묘목 보내기 캠페인을 벌인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소식을 듣고 놀랐다. 팬분들이 기부를 해주셨는데, (공항을 가득 메운 환영 인파를 가리키며) 여기 계신 분들이 해주신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선뜻 나서서 내 이름으로 해주는 게 쉽지 않은데 그렇게 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드린다”면서 “터키는 내가 살았던 나라이기도 해서 마음이 아팠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 올림픽 득점 2위
6일 일본 도쿄 아리아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준결승 대한민국 대 브라질 경기에서 김연경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1.8.6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부문별 랭킹을 보면, 레프트 공격수 김연경은 총 136득점으로 득점 2위에 올랐다.
득점 1위는 192득점을 퍼부은 라이트 공격수이자 ‘김연경의 친구’ 티야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다.
지난 8일 열린 한국과 세르비아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연경은 11점, 보스코비치는 33점을 폭발했다.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세르비아는 동메달을 가져갔다.
김연경은 공격 효율 31.99%로 공격 부문 4위를 차지했다.
수비에서도 김연경은 디그 4위(세트당 평균 2.77개), 리시브 9위(성공률 57.14%)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리베로 오지영(33·GS칼텍스)은 세트당 평균 3.10개의 디그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부문별 최고 선수에 오른 한국 선수는 오지영이 유일하다.
[올림픽] 경기 중 김연경과 인사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 상대 팀 선수가 득점 후 김연경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2021.8.8 연합뉴스
안아주는 김연경
8일 도쿄 고토시 아리아케아리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패한 한국의 김연경 선수가 경기를 마치고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08.08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8일 도쿄 고토시 아리아케아리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
8일 도쿄 고토시 아리아케아리나에서 열린 2020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김연경 선수가 게임이 잘 안 풀리는 지 아쉬워하고 있다. 2021.08.08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배구대표팀 김연경이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한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1.08.04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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