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웅 지르니 트위터 캡처
28일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시위 도중 숨진 코 윈 마웅의 장례식이 거행돼 슬픔을 못 이긴 이들이 오열하고 있다.
만달레이 로이터 연합뉴스
만달레이 로이터 연합뉴스
사진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파티 도중 턱시도를 걸친 한 장군이 다른 장군의 손을 반갑게 맞잡는 모습이다. 마웅 자르니란 활동가가 다음날 트위터에 이 사진을 올린 뒤 “세계인이여, 우리 #미얀마는 더 이상 무장한 갱단을 우리 육군이라 부르거나 보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을 내피도의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일컫는다. 우리 국민 대중의 압도적이며 상식적인 견해를 존중해달라. 저녁 파티에서 이 테러리스트들이 턱시도를 입고 있다”고 애통해 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장군들의 파티를 담은 다른 사진들도 많이 올라와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지난달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목숨을 잃은 사람이 450명 안팎에 이르고 12개국 합참의장들이 연대해 쿠데타와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민주 회복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학살 주도자들은 이를 비웃듯 미얀마군의 날을 축하하는 호화로운 파티를 여유있게 즐긴 것이다.
이날은 미얀마가 1945년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의 점령에 맞서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기념한 ‘저항의 날’을 1962년 군사정권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미얀마군의 날’로 바꾼 기념일이었다.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저항의 날’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국영 MRTV는 전날 밤 시위대를 겨냥해 “머리와 등에 총을 맞을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실제로 이날 무자비한 유혈 진압에 나서 하루 기준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군경의 끔찍한 반인도적 만행은 28일에도 이어졌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와 이라와디 등은 두 번째로 큰 도시 만달레이에서 주민 한 명이 총격에 부상한 뒤 불에 타 숨졌다고 보도했다. 군경이 전날 밤 9시쯤 아웅먀타잔구를 급습하는 과정에 아이 코(40)씨가 총에 맞아 다쳤는데 군경은 그를 체포한 뒤 불타는 폐타이어 위로 던졌다. 한 주민은 이 매체에 “불길로 던져진 뒤 그는 ‘엄마 살려줘요’라고 외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군경이 계속해 총을 쏴 주민들은 그를 구하러 집 밖에 나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이 코에게는 4명의 자녀가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얀마 나우는 이날 오전 양곤 인근 바고 지역의 한 장례식에 모인시민들을 향해 군경이 총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군경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진 스무 살 학생을 추모하는 자리였다. 이라와디는 군경이 도망치는 장례식 참석자들을 체포하려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최대 도시 양곤의 흘라잉구에서는 이날 군경이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최소 두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군경은 열차를 타고 와서 내린 뒤 총격을 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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