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國父’ 리콴유(李光耀) 1923년 9월 16일~2015 3월 23일
말레이 반도 남단의 가난한 도시국가를 ‘아시아의 용’으로 성장시켜 ‘싱가포르 국부’로 불리던 리콴유(李光耀·91) 전 싱가포르 총리가 23일 오전 3시 18분(현지시간) 폐렴으로 영면했다.싱가포르 정부는 오는 29일까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관공서마다 조기를 게양했다.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李顯龍) 현 총리는 “우리는 앞으로 그와 같은 사람을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리콴유가 곧 싱가포르’였다”며 애도했다.
1965년 독립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에 올라 1990년까지 26년간 재임했고 이후로도 선임장관 등을 맡아 영향력을 행사한 리콴유는 강소국, 국제금융·물류허브, 반부패 청렴국가와 같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각국 정상들은 애도 성명을 발표하고 싱가포르 국민을 위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고인은 수차례의 방한으로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을 쌓았으며 한·싱가포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귀중한 지혜를 주신 우리 국민의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이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의 국장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해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리콴유는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물류, 금융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킨 세계적 지도자일 뿐 아니라 한국을 6차례 방문하는 등 우리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사였다”며 참석 결정 배경을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아시아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지도자”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현대 싱가포르의 아버지이자 아시아의 위대한 전략가”로 칭송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 중국과 싱가포르 관계의 개척자이자 추동자”라고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5-03-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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