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확산… 反이슬람 막아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던 지난 15일 호주 시드니에 사는 여성 레이철 제이컵스는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객차 안의 모든 시선은 제이컵스 옆자리에 앉아 있는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에게 쏠렸다.그 여성은 결국 히잡을 벗었다. 제이컵스는 열차에서 내린 그 여성을 조용히 따라가 말했다. “다시 쓰세요. 제가 함께 걸어갈게요.” 무슬림 여성은 제이컵스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제이컵스는 페이스북에 이 일을 소개하며 “그녀는 울음을 터뜨린 뒤 홀로 걸어갔다”고 썼다.
이 글을 본 테사 쿰(@sirtessa)은 트위터에 “쿠지와 마틴플레이스 사이에서 373번 버스를 정기적으로 탄다면, 그리고 종교적인 옷차림을 하고 있다면, 혼자서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함께 탈게요(I will ride with you)”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illridewithyou라는 해시태그(주제어)들이 잇달아 올라왔고, 전 세계로 퍼졌다.
호주 언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물론 뉴욕타임스(NYT), 알자지라 등 세계 언론은 “무슬림 공동체에 연대를 표시하기 위한 이 해시태그가 자칫 무슬림 포비아(혐오)로 치달을 수 있는 호주인들의 정서를 전환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4-12-17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