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4’ 행사장 모습. CES 홈페이지 캡처
중국 기업들이 다음 달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25’ 초청장을 받고도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무더기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개막을 한 달 앞둔 CES 참가 중국 기업 직원 상당수가 미국 비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CES 참가 기업 4000개 가운데 중국이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번 사태를 두고 ‘전례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기술 마케터는 “주중미국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하면서 CES 초대장을 보여줬는데 담당자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다”면서 “CES 참석을 언급하면 90% 확률로 비자가 거부된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온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미국 뉴욕 소재 컨설팅회사 아이엠팩트(iMpact) 창립자 크리스 페레이라는 “해외 시장 확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조사 대상 40곳 가운데 절반이 직원들의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답했다”면서 “심지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CES 참가를 위한 비자는 나왔다”고 지적했다.
CES 대변인도 “중국에서 오는 참가자들의 비자 신청이 거부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까지 미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관세에 더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하는 등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시기에 비자 거부 사태가 생겨났다고 SCMP는 짚었다.
이날 글로벌타임스는 ‘미 국무부는 대규모 비자 거부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 정부는 비자 발급 장벽을 낮춰 양국 간 정상적 인적·비즈니스 교류를 촉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규모 비자 거부 사태는 이례적이기에 미국 내에서조차 정치적 동기를 의심하는 주장이 제기된다”면서 “CES에서 ‘탈중국화’가 진행된다면 이 박람회가 과연 대표적 국제 행사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몇 년간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진 분야에서 미국이 폐쇄적이고 보호주의적 태도를 취한다면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CES 2025는 내년 1월 7~10일 미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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