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서도 인기…美 햄버거 체인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영희’ [이슈픽]

시위서도 인기…美 햄버거 체인에 등장한 오징어 게임 ‘영희’ [이슈픽]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11-02 20:19
수정 2021-11-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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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활동가, 비인도적 소 도축 반대 시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따라 한 시위 눈길
‘영희’ 인형 등장에 시민들 일제히 사진 촬영
멕시코, 홍콩, 호주 각국서 ‘영희’ 속속 등장
‘오징어 게임’ 속 놀이 모방한 항의 시위. 동물권 단체 ‘디렉트 액션 에브리웨어’ 트위터 캡처
‘오징어 게임’ 속 놀이 모방한 항의 시위. 동물권 단체 ‘디렉트 액션 에브리웨어’ 트위터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동물 권리 보호 활동가들이 미국 유명 햄버거 체인 매장 앞에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놀이를 모방한 시위를 벌였다고 1일(현지시간) ABC방송이 보도했다. 오징어 게임의 높은 사회적 관심을 시위 현장에서 사용해 주목도를 높이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거대 술래 로봇 인형 ‘영희’의 인기는 멕시코, 홍콩, 호주, 태국 등 각국에서 식을 줄 몰랐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활동가들은 햄버거 체인 ‘인앤아웃’(In-N-Out)이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소를 도축하는 가공시설로부터 소고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녹색 운동복에 하얀색 소머리 탈을 쓰거나 분홍색 복장에 모형총을 든 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매장 앞 거리에서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따라 한 시위를 이어갔다.

또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거대 인형인 ‘영희’도 동원했다. 영희는 ‘오징어 게임’의 첫 번째 게임에서 등장하는데 게임 규칙을 지키지 않는 참가자들을 무참하게 감지해 죽이는 잔혹 인형으로 그려진다.

이 영희 인형이 등장하자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멈춰 서서 일제히 스마트폰으로 영희 인형과 시위 현장을 촬영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캘리포니아주에서 공장식 축산 농장 운영이 중단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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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멕시코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멕시코 ‘망자의 날’ 전날인 3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코요아칸 광장에 설치된 ‘오징어 게임’ 속 영희 대형 인형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21.1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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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의 날’ 앞두고 멕시코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망자의 날’ 앞두고 멕시코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멕시코 ‘망자의 날’ 전날인 3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코요아칸 광장에 설치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영희 대형 인형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21.11.1 연합뉴스
멕시코 ‘망자의날’ 축제서도 ‘영희’ 우뚝
영희랑 사진 찍으려 수백명 긴 줄
앞서 멕시코 ‘망자의 날’ 전날이자 핼러윈 데이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코요아칸 광장에서도 거대 인형 로봇 ‘영희’는 축제의 중심에 섰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영희가 우뚝 섰다. 실제 드라마 속 인형 로봇처럼 고개가 180도로 돌아가고 눈에 빨간 불도 들어오는 이 거대 영희는 넷플릭스 멕시코가 망자의 날을 앞두고 29일부터 3일간 깜짝 전시한 것이다.

넷플릭스 멕시코는 페이스북에 인형 제작 과정 영상을 올리며 팬들을 초대했고, 코요아칸 광장엔 영희와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 수백 명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줄 앞부분에 선 가족에게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취재진이 묻자 51분이 지나고 있는 손목 타이머를 가리켰다.

차례가 오면 게임 진행요원 복장을 한 이들의 안내를 받아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고 넷플릭스가 마련한 기념품을 받아 갔다.

광장엔 ‘오징어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이들도 많았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광장 안에서만 30명가량 목격했다.

거대한 영희 인형은 코요아칸 외에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도 지난 30일 등장했다. 이곳에서도 100여 명의 팬이 줄을 서서 인증샷을 남겼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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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캐릭터 ‘인기 절정’
호주 시드니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캐릭터 ‘인기 절정’ 호주 넷플릭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4일간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사이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술래 ‘영희’ 인형과 분홍색 제복의 진행 요원 등 ‘오징어 게임’ 체험장을 설치해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나흘간 1만 명 가량의 인파가 체험장을 찾아 호주에서의 ‘오징어 게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은 1일 호주 시드니하버에 설치된 영희 인형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 2021.11.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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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캐릭터 ‘인기 절정’
호주 시드니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캐릭터 ‘인기 절정’ 호주 넷플릭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4일간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사이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술래 ‘영희’ 인형과 분홍색 제복의 진행 요원 등 ‘오징어 게임’ 체험장을 설치해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나흘간 1만 명 가량의 인파가 체험장을 찾아 호주에서의 ‘오징어 게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은 1일 호주 시드니하버에 설치된 영희 인형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 2021.11.1 연합뉴스
호주서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 게임’ 체험장 1만명 다녀가
호주에서도 지난 1일 오후(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사이 서큘러키에서 갑자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낭낭한 한국어가 울려 퍼졌다.

4.5m 높이와 3t 무게의 술래 로봇 인형 ‘영희’의 머리가 빙 돌자 찬물을 끼얹은 듯 참가자들의 동작이 일제히 멈췄다.

그러자 ‘오징어 게임’의 스산한 음악이 깔리며 분홍색 제복의 진행 요원에 의해 적발된 탈락자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호주 넷플릭스가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시드니 하버에 설치한 ‘오징어 게임’ 체험장에 1만명 가까운 인파가 다녀가는 등 현지인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행사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오후 체험장 입구에는 참가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완료 증명을 제시하고 QR 코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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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영희’ 인형
호주 시드니에 등장한 오징어게임 ‘영희’ 인형 호주 넷플릭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4일간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 브리지 사이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술래 ‘영희’ 인형과 분홍색 제복의 진행 요원 등 ‘오징어 게임’ 체험장을 설치해 현지인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나흘간 1만 명 가량의 인파가 체험장을 찾아 호주에서의 ‘오징어 게임’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사진은 1일 호주 시드니하버에 설치된 영희 인형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 2021.11.1 연합뉴스
대다수 참가자들은 멀찌감치 떨어져 입장을 기다리면서도 드라마에서 본 ‘영희’ 인형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체험한 후 영희 인형 앞으로 다가가 진행 요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느라 북적였다.

이들은 깜짝 놀라거나 두려움에 떠는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드라마의 살벌한 분위기를 재현하며 시드니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을 즐겼다.

‘오징어 게임’의 열성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로라(24)씨는 “이 드라마는 욕심 많은 어른이 된 사람들이 어린 시절 즐기던 순진한 게임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역설을 담은 특이한 작품”이라면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게임에 나오는 로봇 인형을 실제로 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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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한 백화점에서 22일(현지시간) 할로윈 행사의 일환으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한 소녀가 ‘술래’역의 복장을 하고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태국 방콕의 한 백화점에서 22일(현지시간) 할로윈 행사의 일환으로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한 소녀가 ‘술래’역의 복장을 하고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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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한 백화점에서 할로윈 행사가 열린 가운데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술래 복장을 한 소녀가 손님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태국 방콕의 한 백화점에서 할로윈 행사가 열린 가운데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술래 복장을 한 소녀가 손님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홍콩·태국 핼러윈 행사서도 ‘영희’지난달 31일 홍콩에서도 시민들이 ‘오징어 게임’ 등장 캐릭터로 분장한 채 핼러윈 데이 축제를 즐겼다. 홍콩 시민들은 영희 인형을 둘러싸고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사진을 찍으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밤 홍콩 최대 유흥가 란콰이펑의 클럽들이 연 핼러윈 파티를 “‘오징어게임’ 분장을 한 이들이 점령했다”고 전했다.

또 태국 방콕의 한 백화점에서는 핼러윈 행사로 ‘오징어 게임’의 술래 복장을 한 소녀가 손님들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하기도 했다. 바닥에는 사람들의 핏자국을 연상시키는 등 오징어 게임 속 장면을 유사하게 만들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뉴욕 유니언스퀘어에서 뉴욕한인회 주최로 열린 ‘2021 코리안 페스티벌’에서도 온종일 ‘오징어 게임’ 팬들과 현지 주민들이 몰려들어 드라마 속 게임과 다양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

광장 전체가 참가 희망자들로 꽉 찼고, 폐막 예정 시간인 오후 5시가 넘어서도 줄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소 1만 명에서 많게는 2∼3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하이라이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달고나 뽑기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었다. 달고나 뽑기는 미리 준비한 300명분이 초반에 동이 나 게임이 중단됐으나 1시간이 넘게 뉴오커들이 자리를 뜨지 않아 현장에서 즉석에서 제작해 달고나 게임을 추가 진행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는 남녀노소가 온종일 줄을 서서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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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멕시코에 나타난 ‘오징어 게임’ 영희 멕시코 ‘망자의 날’ 전날인 31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코요아칸 광장에 설치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속 영희 대형 인형 앞에서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21.11.1 연합뉴스
넷플릭스 총 구독자의 절반 이상
1억 3200만명 오징어 게임 봤다
“253억 제작비, 가치 1조… 41배↑”
‘오징어 게임’은 사회에서 루저로 그려진 456명의 참가자들이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위하준, 오영수,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등이 출연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첫선을 보인 이후 총 94개국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개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21일 연속 ‘오늘의 톱 10’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을 2분 이상 시청한 사람은 작품 공개 23일 만에 1억 3200만명에 달했다.

넷플릭스 총 구독자 수가 2억 900만명인 점에 비췄을 때 현재까지 총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이 시리즈를 본 셈이다.

또한 ‘오징어 게임’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 중 89%는 적어도 1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봤다. 시청자 중 66%에 해당하는 8700만명은 첫 공개 후 23일 안에 마지막 9화까지 ‘정주행’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가 공개한 넷플릭스 추산 ‘오징어 게임’의 ‘임팩트 밸류’(impact value)는 8억 9110만 달러(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140만 달러(약 253억원)였다. 회당 28억원 꼴이다.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이 253억원을 제작비로 투자하고 약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해 다른 작품들보다 ‘효율성’ 지표에서 41.7배가 뛰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달 15일 ‘오징어 게임- 한국 드라마 중독의 증가(The rise of Korean drama addiction)’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드라마를 집중 조명한 뒤 “BTS, 블랙핑크는 음악계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됐고, ‘기생충’, ‘미나리’는 오스카를 거머쥐어 할리우드를 뒤집어 놨다”면서 “오징어 게임의 치솟은 인기는 수년째 서구 전역에 퍼진 ‘한국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신 물결”이라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포스터
아프리카도 ‘오징어 게임’ 열풍
아프리카도 ‘오징어 게임’ 열풍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댄스 영상을 만든 아프리키 어린이들.
유튜브 Masaka Kids Afrik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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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차림으로 핼러윈 즐기는 홍콩 시민들
‘오징어게임’ 차림으로 핼러윈 즐기는 홍콩 시민들 지난달 31일 홍콩에서 시민들이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장 캐릭터로 분장한 채 핼러윈 데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밤 홍콩 최대 유흥가 란콰이펑의 클럽들이 연 핼러윈 파티를 “‘오징어게임’ 분장을 한 이들이 점령했다”고 전했다. 홍콩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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