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은 왜 95세 英여왕에게 허리 숙이지 않을까

바이든은 왜 95세 英여왕에게 허리 숙이지 않을까

김태균 기자
입력 2021-06-14 22:26
수정 2021-06-15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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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식민지였던 아일랜드계 혈통
“절하지 말라”는 모친 조언 또 지켜
“여왕, 시진핑·푸틴 알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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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환담하는 부인 질 바이든을 지켜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왕의 외모와 그 너그러움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며 여왕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런던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환담하는 부인 질 바이든을 지켜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왕의 외모와 그 너그러움이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며 여왕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고 밝혔다.
런던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82년 젊은 상원의원 시절 처음 만났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약 40년 만에 백악관의 주인이 되어 다시 만났다. 79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95세인 여왕을 통해 자기 어머니가 연상됐다고 말했지만, 과거처럼 이번에도 허리 숙여 예를 갖추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랫동안 영국 식민통치를 받았던 아일랜드계 혈통이다.

14일 CNN 등에 따르면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여왕을 만나고 출국하기 전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여왕의 외모와 관대함이 내 어머니를 떠올리게 했다”며 “이러한 비유에 대해 여왕이 불쾌해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왕은 매우 우아했으며, 우리는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 여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관해 알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을 백악관에 초청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남부 콘월에서 개최된 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런던 근교 윈저성에 살고 있는 여왕을 예방했다. 그는 1951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이래 여왕을 만난 13번째 미국 현직 대통령이자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왕이 만난 첫 번째 외국 원수가 됐다. 여왕은 윈저성 안뜰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으며 이어 오크룸에서 약 40분간 영국식 티타임을 가졌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회고록을 인용해 “아일랜드계인 바이든 대통령의 어머니는 1982년 아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처음 만날 당시 ‘여왕에게 허리 숙여 절하지 말라’고 조언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여왕을 다시 만나서도 절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은 과거 부통령 시절 경호 보안코드명으로 자신의 뿌리를 지칭하는 ‘셀틱’(Celtic)을 사용했을 정도로 아일랜드계 혈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왕 예방을 마친 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와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향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2021-06-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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