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파 중 가족여행 텍사스 의원 귀국… “칸쿤 크루즈” 비난에 결국 사과

美 한파 중 가족여행 텍사스 의원 귀국… “칸쿤 크루즈” 비난에 결국 사과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2-19 15:58
수정 2021-02-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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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 귀국… 공항·집 앞 ‘사퇴하라’ 시위
“좋은 아빠 되는 여행” 해명에 분노 커지자 “명백한 실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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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가 폭설과 정전 피해를 입는 동안 멕시코 칸쿤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집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휴스턴 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가 폭설과 정전 피해를 입는 동안 멕시코 칸쿤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집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휴스턴 A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상원의원인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가 이상폭설과 정전으로 지역구가 만신창이가 된 동안인 17일(현지시간) 멕시코 휴양도시 칸쿤에서 가족여행을 즐긴데 대한 비난이 극에 달하자 결국 사과했다. 18일 저녁 자신의 여행 일정보다 조기 귀국한 크루즈 의원은 “명백한 실수”라고 사과했지만, 이미 “좋은 아빠가 되려고 멕시코에 갔다”는 이전 성명에 분노한 주민들은 항의시위에 나섰고 민주당은 사퇴를 요구했다.

크루즈 의원은 귀국 뒤 기자들과 만나 “가족을 돌볼 책임이 있기 때문에 딸들이 요청한 여행을 갔지만, 비행기 좌석에 앉은 뒤부터 너무 많은 텍사스 주민들이 다쳤을 때 여행을 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가능한 첫 번째 항공편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크루즈 의원은 “사람들이 화가 난 이유를 안다”고 하다가 “트위터와 언론이 미쳐가는 시기에 있는데, 모든 사람이 서로를 존중하고 예의 바르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을 향한 비판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횡설수설 해명했다.

해명 끝에 크루즈 의원은 “분명한 실수였고, 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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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인 미국 텍사스주가 폭설과 정전피해를 입은 동안 멕시코 칸쿤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빈축을 샀던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이 18일(현지시간) 칸쿤 공항에서 귀국편 비행기 수속을 밟고 있다. 칸쿤 AP 연합뉴스
지역구인 미국 텍사스주가 폭설과 정전피해를 입은 동안 멕시코 칸쿤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빈축을 샀던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이 18일(현지시간) 칸쿤 공항에서 귀국편 비행기 수속을 밟고 있다.
칸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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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조지부시국제공항에서 18일(현지시간) 지역구 폭설을 외면하고 휴양 여행을 떠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귀국을 기다리며 항의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휴스턴 AP 연합뉴스
한 여성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조지부시국제공항에서 18일(현지시간) 지역구 폭설을 외면하고 휴양 여행을 떠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귀국을 기다리며 항의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휴스턴 AP 연합뉴스
크루즈의 가족여행은 휴스턴 조지부시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는 크루즈 의원의 사진이 트위터에 퍼지며 알려졌다. 크루즈 의원 보좌진들도 그의 여행계획 여부를 몰라 사태 파악에 나선 사이 민주당 소속 진 우 텍사스 주의원이 비행기에 탑승한 크루즈 사진과 함께 “텍사스주가 얼어 죽고, 물을 끓여 먹어야 하는 동안 크루즈가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후 크루즈는 서면 성명을 통해 “한 주 동안 학교가 취소되면서 딸들이 친구들과 여행을 가자고 했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서 전날 밤 비행기를 탔다”면서 “텍사스에서 일어난 일을 파악하기 위해 주 및 지역 지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인으로서 부적절한 휴양지 여행에 더해 책임 모면성 해명에 비판이 쏟아지자 크루즈 의원은 귀국했지만, 지역 주민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그의 귀국에 맞춰 조지 부시 국제공항에서 피켓 시위가 벌어졌고, 크루즈 의원 집 앞에서도 그를 ‘칸쿤 크루즈’라고 부르며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정치평론가인 크리스토퍼 마이클 실리자는 CNN에 쓴 기고에서 “텍사스주 전력망 재구축을 위해 상원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비꼬며 “그래도 지역구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휴가를 떠나지 않는 것은 누구나 아는 정치규범”이라고 혹평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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