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동전’ 논병아리 새끼, 미국 나라새 대머리수리 쪼아 죽여

‘캐나다 동전’ 논병아리 새끼, 미국 나라새 대머리수리 쪼아 죽여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5-23 11:45
수정 2020-05-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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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병아리 종류들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독수리에게도 과감히 맞서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존 윈슬로 메인주 내지 어로 및 야생생물국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논병아리 종류들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독수리에게도 과감히 맞서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존 윈슬로 메인주 내지 어로 및 야생생물국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동전에 새겨질 정도로 캐나다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논병아리(common loon) 새끼가 미국의 나라새 대머리수리의 가슴을 부리로 쪼아 죽인 것으로 보여 눈길을 끈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메인주의 한 호수 수면에 떠오른 논병아리 새끼의 주검 근처에서 대머리수리의 주검이 발견됐는데 검시의는 대머리수리의 가슴이 논병아리의 부리에 쪼여 죽임을 당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머리수리가 발톱으로 움켜쥔 상태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것 같다는 추정이다. 독수리가 가장 좋아하는 먹잇감이 새끼 논병아리임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에서는 워낙 대머리수리를 귀하게 여겨 주검이 발견되면 곧장 콜로라도주의 국립 독수리 납골당(Repository)으로 보내진다. 아울러 독수리를 죽이는 일은 범죄로 간주되며 사체를 소유하거나 훼손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단 아메리칸 원주민들이 제의 등에 쓰이는 일은 예외로 한다.

과학자들은 설마 독수리가 논병아리에게 죽임을 당하겠느냐고 의심해 납골당에 보내지 않고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국립 야생동물 건강센터에 보내 논병아리 전문가의 부검을 받게 했다. 한 병리학자는 독수리가 가슴에 난 빠르게 쪼인 상처 때문에 죽었으며 논병아리 부리에 쪼인 것이라고 판단했으며 논병아리 몸의 독수리 발톱 자국은 독수리에 포획됐음을 가리킨다고 판단했다.
미국 메인주의 한 호수 수면 위에서 발견된 대머리수리의 주검. 냇 우드러프 메인주 내지 어로 및 야생생물국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미국 메인주의 한 호수 수면 위에서 발견된 대머리수리의 주검.
냇 우드러프 메인주 내지 어로 및 야생생물국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호수 근처에 사는 한 여성은 전날 밤 “와글와글 대는(hullabaloo)” 소리를 들었다고 역학 조사관에게 털어놓았다. 메인주 내지(Inland) 어로 및 야생생물국에서 일하는 야생동물 전문가 다니엘레 다우리아는 부처 블로그에 논병아리가 독수리를 살해한 최초의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논병아리가 그렇게도 강력한 포식자에게 한방을 먹일 수 있다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느냐?”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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