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간호사’로 통하던 마이클 슐츠가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과 후를 비교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셀피 사진.몸 근육이 빠져 많이 앙상해졌다.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마이크 슐츠라고 합니다. 종합격투기(MMA) 선수 지망생 같은 겉모습과 달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어요. 마흔세 살이고요.
열심히 몸을 만들어 인스타그램 팔로어 3만명에게 근육 사진 자랑하는 것을 낙으로 여겼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4~10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에서 개최된 윈터 파티 페스티벌에 참가했다가 그만 코로나19에 감염됐지요. 그 때 모두 38명이 페스티벌에 참가했다가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 중 한 명이 저랍니다. 그 축제에 디제잉을 한 친구를 보러갔던 것이 화근이었죠.
일주일 뒤부터 몸이 이상했어요. 같은 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고 얼마 뒤 미국도 봉쇄령을 발령했지만 같은 달 14일 보스턴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 저는 그 친구를 다시 만나고 왔어요.
21일 버즈피드 뉴스와 인터뷰하며 제가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털어놓았어요. 젊으니까 별 영향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제 말씀드릴 수 있어요. 젊거나 기저질환이 없다고 해서 절대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할 수 없어요. 6주 동안 소독제 잔뜩 묻히고 산소호흡기를 찰 수도 있답니다. 그걸 여러분 모두 아셔야 해요.
보스턴에서 돌아와 이틀 만에 입원했는데 체온이 섭씨 39도까지 치솟고 폐에 물이 찼다고 했어요. 알고 보니 정말 전 연약했어요. 그게 가장 절 좌절시키는 대목 가운데 하나였어요. 핸드폰 쥘 힘조차 없었어요. 너무 무겁더라고요. 손이 너무 흔들려 문자를 찍지도 못하겠더라고요.
나흘 만에 더 큰 병원으로 옮겼어요. 네 주 반 정도 삽관을 하고 지냈어요. 이제 입원한 지 57일이 됐네요. 폐는 여전히 회복 중이며 미각을 잃을 정도로 코로나 영향은 심각했어요.
봉쇄령을 비웃으며 축제에 참가했으니 당해도 싸다는 반응도 인스타그램 사진을 본 이들 사이에서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전 당분간 긍정적인 면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부정적인 글 때문에 속은 상하지만 그다지 괴롭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긍정적인 피드백도 못지 않게 많아서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