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의지 있으나 시기상조 풀이

“中이 역할 할 것” 기대감 드러내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곧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방영된 미국의 탐사보도 뉴스프로그램 ‘풀메저’와의 인터뷰에서 ‘독재자와 마주하는 것을 고려하는지’를 묻는 말에 “누구와도 마주 앉을 것”이라면서 “사람들과 마주 앉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나는 그것을(김 위원장과의 대화) 확실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FP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도 “트럼프 대통령의 익숙한 발언과는 대조적으로, 이례적으로 달래는 듯한 톤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것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 내 생각엔 우리가 너무 일찍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는 북·미 대화의 의지는 있으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매우 열심히 일해 왔다. 우리는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중국의 역할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정말 큰 문제다. 우리는 북한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희망컨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곧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결과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되면 미국의 무역 제재, 무기 수출 금지, 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품목의 수출 금지, 대외원조 금지 등의 규제를 받게 된다. 이미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는 만큼 실효성은 거의 없지만 꼬리표를 다시 붙인다는 ‘상징적 효과’는 상당히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이번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다면 그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현 유엔 제재에 더해 강력한 경제적 제재를 추가로 받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