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똑같은 10대 흑인 피격 사망에 다른 반응

오바마, 똑같은 10대 흑인 피격 사망에 다른 반응

입력 2014-11-26 00:00
수정 2014-11-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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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을 불기소하겠다는 미국 미주리 주 카운티 대배심의 결정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이 지난해 ‘지머먼 사건’ 소요 때와는 사뭇 달라 눈길을 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쏴 죽인 백인 경찰 대런 윌슨(28)을 기소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직후 낸 성명에서 성난 시위대에게 무엇보다 진정하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법의 지배 위에 세워진 국가인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거듭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절제된’ 반응은 지난해 지머먼 사건 때 보여줬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지머먼 사건이란 지난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자경단원인 조지 지머먼이 비무장 상태였던 17세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을 총으로 사살한 사건을 말한다.

지난해 7월 플로리다 주 배심원단은 지머먼에 대해 ‘정당방위’라며 무죄를 평결해 역시 전국적인 소요 사태가 일었다.

당시 플로리다 주 배심의 결정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트레이번 마틴은 35년 전의 나였을 수도 있다”며 개인적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냈었다.

백화점에 가면 누군가 뒤를 따라오고 자신이 지나갈 때면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문을 걸어잠그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을 회상하기까지 했다.

조지타운 대학에서 흑인 역사를 가르치는 마샤 채틀레인은 “이번 미주리주 대배심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와 비교해 훨씬 공허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흑인 청년 마틴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엔 그러지 않았고, 이번 미주리 주 퍼거슨 시 폭력 시위에 대해서도 한층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사건이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것과 좀 더 연관이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채틀레인은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해 빨리, 다른 방식으로 언급을 했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퍼거슨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수감사절 휴일이 있는 이번주는 방문하지 않고 사태의 진행 추이를 지켜본 뒤 방문 여부, 시기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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