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전문가 2인이 말하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젊은 한반도 전문가는 아직 드물다. 한반도 전문가 1세대 대다수가 50대여서 일각에서는 향후 세대교체를 위해 차세대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신문은 13일(현지시간) 30대 중반의 한반도 전문가 2명을 만나 한반도 연구 강화를 위한 아이디어와 포부를 들어봤다.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의회·무역 부장과 김두연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이 그들이다.

트로이 스탄가론(왼쪽) 한·미경제연구소(KEI) 의회·무역 부장과 김두연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연구위원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매사추세츠가에 위치한 카네기연구원 회의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반도 관련 연구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스탄가론 부장 대학 때 유럽 등의 경제·주권 통합을 공부했으며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일하면서 아시아, 특히 한국에서 이런 이슈가 어떻게 작용할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KEI로 옮기면서 한국의 외교정책부터 경제문제까지 더 다양하게 배우게 됐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개성공단, 한국과 중국의 관계 등에 관심이 많다.
-김 연구위원 미 대학 졸업 후 아리랑TV 기자로 북한 핵실험, 6자회담, 남북회담을 취재하면서 자연스럽게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조지타운대 외교학대학원을 거쳐 싱크탱크에 몸담게 됐다. 군축비확산연구소에서 비확산 이슈를 다루다가 최근 카네기연구원으로 옮겨 안보·비확산, 동북아 문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의 한·미 관계, 북한 문제에 대한 평가는.
-김 연구위원 한·미 관계는 어느 때보다 좋지만, 가까운 만큼 국익을 조율하는 것이 더 힘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현 정치 풍토상 북한과의 협상 재개는 어렵다. 미국이 6자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커지고 있어 외교력과 북핵 고도화 차단 간 조율이 필요하다.
-스탄가론 부장 한·미 동맹 관계가 한반도·동북아를 넘어 국제 이슈를 협의하는 관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긴장을 유발하는 양자 이슈들도 많기 때문에 상호 해결책을 위해 서로 솔직해야 한다.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더 복잡하게 하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5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싱크탱크가에서 일본·중국 연구에 비해 한국 연구가 약한데 강화를 위한 제언은.
-스탄가론 부장 사실 몇 년 전 워싱턴에서 한·미 관계가 강조되고 미·일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일본 측이 관심을 다시 일본으로 돌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워싱턴의 가장 큰 관심 대상이며 주변국들과의 긴장 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럴 것이다. 워싱턴이 북한 이슈에만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파트너로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김 연구위원 일본·중국은 단기 대응성 행사보다는 장기 전략을 가지고 워싱턴에 오랫동안 투자해 왔다. 한국도 지속가능한 전략과 계획을 가지고 한·미 공통 관심사와 이해 어젠다를 찾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학 확산이라는 학문적 접근뿐 아니라 싱크탱크를 통한 한국 정책 분석·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본·중국처럼 미국과 교류할 차세대 전문가 발굴·육성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김 연구위원 한·미 원자력협정을 연구 중인데 원자력 수출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역할 등에 집중할 것이다. 통일 또는 북한의 급변사태 전후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등도 연구 대상이다.
-스탄가론 부장 한국의 동북아를 넘어선 외교 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북한과의 경협 프로젝트 실현 방안과, 이탈리아 등의 통합 도전 사례를 통해 남북이 통일 후 어떻게 긴장을 완화할지 등도 중장기 연구 과제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6-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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