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규모 시위 일어난 이유, 중산층 경제·사회적 위기 깨달아”

“브라질 대규모 시위 일어난 이유, 중산층 경제·사회적 위기 깨달아”

입력 2013-09-06 00:00
수정 2013-09-0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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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 임소라 교수

임소라 한국외국어대 포르투갈어과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된 브라질의 대규모 시위를 “경제성장에 따라 생겨난 중산층이 경제위기 상황을 맞아 자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현실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소라 한국외국어대 교수
임소라 한국외국어대 교수
지난 6월 브라질 정부가 대중교통 요금을 3헤알(약 1475원)에서 3.2헤알로 20센타부(100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된 대규모 시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정부가 요금 인상 계획을 철회한 뒤에도 시위는 다양한 이슈로 옮겨 가며 이어지고 있다.

임 교수는 시위의 근본 원인이 경제위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2011년부터 경제가 크게 나빠져 수출 감소와 내수 부진, 인플레이션 등으로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 발표로 성난 민심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브라질 시위에는 양면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이 이끈 경제성장 속에서 성장한 ‘부유하고 교육을 잘 받은 젊은 중산층’이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어서다. 그는 “(룰라 대통령을 계승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형국이어서 국민들에게 서운한 감정이 들 수도 있다”고 했다.

임 교수는 이어 “큰 집에는 어김없이 집주인과 일꾼이 타고 다니는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을 정도로 경제적 불평등에 둔감했던 브라질 국민들 중 많은 사람이 중산층으로 성장하면서 사회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브라질 시위는 7월 세계청년대회 참석을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한 뒤로 어느 정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가난 없는 나라가 진정한 부국(富國)’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음에도 국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빈민촌 소탕 작전을 서슴지 않고 있는 집권 노동자당에 대한 비판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임 교수의 분석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09-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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