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간)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내각 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오타와 AFP 연합뉴스
야권의 총공세로 총리직을 위협받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집권 자유당 대표직을 사퇴할 예정이라고 캐나다 유력매체 글로브앤메일이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자당 의원들의 요구에 떠밀려 쫓겨나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오는 8일 열리는 자유당 간부회의 이전 사퇴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후 곧바로 총리직에서도 물러날지, 아니면 차기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지 불확실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최대한 오래 총리직을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자유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임시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만큼 이에 대응할 정치적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총선을 앞당겨 치르자는 요구도 분출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20일 저그밋 싱 캐나다 신민주당(NDP) 대표가 정부 불신임안 제출을 예고해 사퇴 위기에 몰렸다.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책 연합을 맺어왔던 신민주당이 이탈하면서 불신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중도 좌파 성향 자유당은 2021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듬해부터 진보 성향 신민주당과 연합을 통해 의회 내 입지를 지켰다.
지난해 신민주당은 자유당의 인플레이션 대처 실패 등에 불만을 표시해 정책 연합을 철회했다. 트뤼도 총리가 고물가 문제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지율은 계속 하락했다. 야당인 보수당이 자유당에 두 자릿수 이상 격차로 지지율 우위를 보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신민주당은 올해 1월 27일 시작하는 회기에서 정부 불신임안을 공식 제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여기에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관세 대응 등을 두고 트뤼도 총리와 충돌하다가 지난달 전격 사임해 자유당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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