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첫 소행성 탐사선 캡슐 25일 0시 지구 터치다운…45억년 된 샘플 내려놓고 다시 우주로 달린다

NASA 첫 소행성 탐사선 캡슐 25일 0시 지구 터치다운…45억년 된 샘플 내려놓고 다시 우주로 달린다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09-24 10:47
수정 2023-09-2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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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 ‘베누’ 크기
소행성 ‘베누’ 크기 1999년 발견된 소행성 ‘베누’는 최대치 지름을 비교했을 때 미국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443m)보다 조금 높다. 자료: 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첫 소행성 탐사선이 우주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이 지구에 도착한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 렉스’(OSIRIS REx)가 채취한 소행성 ‘베누’(101955 Bennu)의 샘플을 담은 캡슐이 미국 동부 표준시로 2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25일 0시)에 미국 유타주 더그웨이 인근 국방부 훈련장에 착륙한다.

2021년 5월 지구로 여행을 시작한 오시리스 렉스는 태양을 두 바퀴 돌며 지구에 접근해 표본 캡슐을 대기에 내려놓을 예정이다. 지구와 교차하기 위해선 958㎞ 속도로 23억㎞ 거리를 주행해야 한다. NASA 측은 이를 소행성 접근 다음으로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오시리스 렉스’는 우주의 기원, 스팩트럼 해석, 자원 식별, 안전, 표토 탐색기(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Regolith Explorer)의 영문 앞 글자에서 따 왔다.

NASA는 캡슐의 착륙 과정을 엑스(X·옛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45억년 전 생성된 소행성은 지름 200㎞ 이하에 해당한다. 현재 약 70만개가 발견됐다.

개발 및 발사에 9억 8350만 달러(약 1조 3300억원)를 투입한 오시리스-렉스 소행성 탐사선은 2016년 9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탐사선은 2년간의 항해 끝에 2018년 12월 3일 베누에 도착했다.

약 46억년 전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형상 소행성 베누는 지구에서 3억 3400만㎞ 가량 떨어진 곳에서 태양 궤도를 돌고 있다. 지구에서 화성보다 5배 이상 멀어서 무선신호를 보내도 도달하는 데 18분이나 걸린다. 우주선에서 전해오는 모든 소식은 이미 다 일어나고 난 뒤의 일들이라는 얘기다.

탐사선은 2020년 10월 20일 ‘터치앤드고’(TAG·살짝 착지했다가 바로 다시 기수를 들어 재이륙) 기동을 수행해 평균 지름 492m인 베누 소행성 표면에 정밀하게 접촉한 뒤 로봇 팔로 표면의 흙과 돌을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통신 신호가 닿는 데에만 18분이나 걸리는 우주 먼 곳에서 발사 후 4년여 비행 끝에 이룬 성과다. 분량도 NASA의 목표치인 60g을 훌쩍 뛰어넘는 약 248g에 이른다.

60g은 매우 적은 양으로 보기 쉽지만, 과거 결과에 비춰보면 엄청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05년 하야부사1 탐사선을 소행성 이토카와로, 2018년 ‘하야부사2’를 소행성 류구로 보내 표본을 채취했다. 하야부사1이 수집한 표본은 1㎎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야부사2는 100㎎을 채취했다. 일본의 표본 채취는 전에 없던 큰 성과이지만 이를 활용하는 연구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과학자들은 “먼 과거 태양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채취한 샘플을 통해 태양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진화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지구 밖의 먼 우주에서 가져온 샘플은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순수한 상태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유기물을 발견한다면 생명체의 뿌리를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표본에서 유용한 광물을 발견한다면, 소행성 내 자원 활용 가능성도 점칠 수 있게 된다. 물론 먼저 채취한 하야부사의 표본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리시스 렉스의 또 다른 임무는 혹시 모를 지구와의 충돌을 대비,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베누는 6년마다 지구 주변을 지나는데, 22세기에는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지구를 스쳐지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크기가 500m가 채 되지 않아 위험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지만, 정말 충돌하게 되면 적어도 해당 지역에는 궤멸적인 피해를 안기게 된다.

이번 탐사로 베누를 이루는 물질을 알게 되면, 소행성전체 질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실제 베누의 충돌 파괴력을 아는 핵심 요소다.

오시리스 렉스 탐사선은 캡슐을 지구에 투하한 뒤 지구에 귀환하지 않고 다음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우주여행을 계속한다.

오시리스 렉스는 ‘오시리스 에이펙스(APEX·Apophis Explorer)’라는 이름으로 변경돼 지구접근 천체인 아포피스를 탐사한다. 2004년 6월에 발견된 아포피스는 지름 340m로 추정된다.

탐사선은 2029년 아포피스에 도달할 예정이다. 아포피스는 달과 지구 간 거리(38만 5000㎞)의 44배 먼 1700만㎞ 떨어져 있다. NASA에 따르면 아포피스는 땅콩처럼 두 개의 천체가 붙은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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