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거부권 박탈하고 日 등 안보리 확대”-“우크라 정부는 美 꼭두각시”

“러 거부권 박탈하고 日 등 안보리 확대”-“우크라 정부는 美 꼭두각시”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9-21 05:57
수정 2023-09-21 05: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이미지 확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해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따지며 안보리와 유엔의 개혁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옆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눈에 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안보리 상임국 진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뉴욕 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해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따지며 안보리와 유엔의 개혁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옆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눈에 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안보리 상임국 진출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뉴욕 AP 연합뉴스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전쟁 책임과 러시아의 안보리 거부권 행사 문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평화 유지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주제로 장관급 회의를 개최했다.

유엔 연차총회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직접 의제로 설정한 회의는 이날 안보리 회의가 유일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처음으로 안보리 회의에 직접 참석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전쟁 책임과, 안보리에서의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 기능이 무력화된 점을 비판하며 유엔 개혁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는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이해 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이에 맞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전쟁 책임을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돌리며 우크라이나와 서방국가의 공세에 맞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로 발언권을 얻었다. 그러자 러시아가 ‘딴죽’을 걸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사국이 아닌 우크라이나가 이사국에 우선해 발언권을 가진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안보리 의장국인 알바니아의 에디 라마 수상은 모두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듣기를 원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전쟁을 그만둔다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발언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면박을 줬다.

발언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절제된 어조로 “침략을 저지른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을 극복할 수 있도록 유엔 총회에 실질적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며 “이것이 첫 번째 필요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은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인해 침략 문제에 대처하는 데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인류는 국가의 국경 방어에 있어서 더 이상 유엔에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자원을 빼앗기 위해 유엔 헌장에 위배되는, 범죄적이고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을 저질렀다”며 “러시아의 거부권이 박탈되고 안보리 활동이 정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은 비효율적이었지만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안보리가 회원국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 구성 역시 현재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연합(AU), 독일, 일본 등을 예로 들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들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추가돼야 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미지 확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할 때 회의장을 떠나 있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엔총회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 돌아와 자신의 연설 순서가 돌아오기도 전에 피곤해 하고 있다. 뉴욕 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할 때 회의장을 떠나 있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유엔총회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 돌아와 자신의 연설 순서가 돌아오기도 전에 피곤해 하고 있다.
뉴욕 AFP 연합뉴스
네벤자 러시아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지 않고 서류를 살펴보거나 휴대전화를 쳐다봤다. 러시아 정부 대표인 라브로프 장관은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 때는 아예 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일부러 자리를 피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 뒤 라브로프 장관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반(反)러시아 성향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며 미국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러시아의 협상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에서 전쟁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연설을 마치고 곧바로 안보리 회의장을 떠나 러시아 등 다른 안보리 이사국의 발언을 지켜보지는 않았다.

한편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안보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더 격화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모든 유엔 회원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와 외교적 노력을 대체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의 국민연금 개혁 방향은?
최근 연금개혁청년행동이 국민연금 개혁 방향과 관련해 어느 쪽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여론조사를 실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래 재정 안정을 우선시하는 ‘재정안정론’, 연금 수급액 확대를 중점으로 한 ‘소득보장론’, 그외에 ‘국민연금 폐지’ 등 3가지 안을 제안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재정안정론
소득보장론
국민연금 폐지
모르겠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