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 산둥 타이산 소속 손준호. 서울신문 DB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15일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중국 랴오닝성 차오양시 공안 당국이 손 선수를 구금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랴오닝성 선양총영사관이 손 선수에 대한 면회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조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씨는 지난 12일 산둥에서 랴오닝으로 이송돼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형사 구류는 공안 당국이 현행범이나 피의자를 일시적으로 구금한 뒤 실시하는 강제수사다.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있거나 거주지에서 범죄 증거가 발견되면 관련법에 의거해 최장 37일까지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랴오닝 경찰은 15일 선양총영사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그가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여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승부 조작과 뇌물수수 등 축구계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고강도 사정을 벌이고 있다. 손씨의 소속팀 산둥도 최근 승부조작 관련 조사 대상에 올랐다. 중국 매체들은 손씨를 비롯한 산둥 타이산 선수들이 소속팀 하오웨이 감독의 비위 혐의로 대거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3월 조선족 출신 선수 진징다오가 체포된 데 이어 최근 하오 감독도 고강도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포항스틸러스와 전북현대를 거쳐 2021년 산둥으로 이적한 손씨는 뛰어난 활약으로 소속팀을 2년 연속 FA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국가대표에도 선발돼 우리나라의 16강 진출을 도왔다.
이와 관련해 손씨 측은 축구 전문매체 인터뷰에서 “매우 억울한 수사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속팀 산둥은 하오 감독의 비위 때문에 지난 12일 구단 전체가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했는데, 때마침 손씨가 가족의 귀국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 빌미가 돼 체포됐다는 것이다. 손씨 측은 “산둥의 승부조작 사태와 아무 관계가 없으며 경찰 조사에 불응한 것도 아니다. 그저 가족을 챙기려다가 큰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다른 정보나 논평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신(기자)이 제기한 문제를 모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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