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긍정적 회담” 자평했지만 나발니 vs 인종차별… 아픈 곳만 찔렀다

바이든·푸틴 “긍정적 회담” 자평했지만 나발니 vs 인종차별… 아픈 곳만 찔렀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6-17 17:56
수정 2021-06-18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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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만에 끝난 미러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도 없이 각자 언론 발표
푸틴 인권 역공에 바이든 “웃기는 비교”
NYT “희망 있지만 행동은 거의 없어”
“희망은 있지만 행동은 거의 없이 끝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조 바이든(왼쪽 얼굴)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이렇게 평했다. 앞서 양국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은 상태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미러 정상이 얼굴을 마주하고 앉는다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사이버 공격, 인권 등 중요 현안에서 여전히 이견이 큰 만큼 양국 관계 개선에는 전환점이 되지는 못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당초 일정은 소인수 회담에 이어 1차 확대회담, 짧은 휴식 뒤 2차 확대회담 등 4~5시간 정도로 예상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3시간 30분 만에 종료됐다. 기념사진 촬영과 공개 모두발언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대화한 시간은 3시간 정도다. 백악관은 이에 1·2차 확대회담을 합쳐 시간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중간에 20분 정도 휴식했으나, 두 정상이 함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양측은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 대신 각자 회견 방식으로 진행했다. 먼저 푸틴의 회견이 1시간가량 이어졌고, 이어 바이든이 언론 앞에 섰다. 바이든은 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으며, 푸틴의 ‘특기’인 협박도 없었다고 말했다. 푸틴 역시 “원칙적 기조에 따라 진행됐고 여러 문제에서 양측 평가가 엇갈렸다”면서도 “이견에도 불구하고 회담은 상당히 건설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이 기자회견에서 미 의회난입 사태와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시위, 관타나모 수용소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인권 상황을 공격한 데 대해서 바이든은 의도적인 듯 크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웃기는 비교”라고 일축했다. 둘 다 모두 표면적으로는 회담을 치켜세우면서도 여전히 신경전을 이어 가는 모양새다.

외신들 역시 구체적 현안에서 풀리지 않은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으며 양국 관계는 이전과 거의 비슷하다고 봤다. NYT는 “두 정상은 서로를 존중하면서도 미러 관계를 냉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게 한 이견은 전혀 해결하지 않았다”며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의혹 등에서 긴장이 분명히 남아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에서 ‘재설정’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그들은 상호 존중과 상호 회의감을 동시에 전달했다”며 관계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관영통신 타스 역시 캐나다 오타와대의 폴 로빈슨 교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정상회담의 기대는 낮았다. 누구도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양측의 간극은 여전히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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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6-1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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