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에서 성폭행” 잇따른 폭로…커지는 호주 총리 책임론

“의사당에서 성폭행” 잇따른 폭로…커지는 호주 총리 책임론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3-02 13:50
수정 2021-03-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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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자유당이 사건 무마” 파문 계속
내각 장관이 과거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서울신문 DB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서울신문 DB
지난달 호주에서 전직 공무원이 2년 전 국회의사당에서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다른 여성들도 추가로 피해 사실을 공론화하며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사과했지만, 집권당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와 책임론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BBC는 “전직 공무원의 폭로는 다른 여성들의 피해 사실 공론화에 불을 댕겼다”며 “강간 혐의가 호주 정치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브리태니 히긴스(26)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린다 레이놀즈 국방 장관의 미디어 담당 참모로 일하던 2019년 3월 동료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장관실 소파에서 자던 중 한 남성이 다가와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 벌어진 장관 등의 대처다. 히긴스는 사건 직후 레이놀즈 장관에게 성폭행 사실을 알렸는데, 레이놀즈 측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지원했다고 한다. 이에 히긴스는 “경찰에 고소하면 직업을 잃을까 봐 두려웠다”며 압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가해 남성은 며칠 뒤 해고됐지만, 폭행 혐의가 아닌 사무실 보안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히긴스의 폭로 이후 모리슨 총리는 “젊은 여성이 이렇게 취약한 상황에 놓이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대중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히긴스가 “논란이 일자 사건을 무마하려고 집권 자유당에서 압력을 가했다”고 말해서다.
호주 의회에서 일하던 2019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브리태니 히긴스. 트위터 캡쳐
호주 의회에서 일하던 2019년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브리태니 히긴스. 트위터 캡쳐
BBC에 따르면 이후 같은 가해자에 대해 추가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4명이나 된다. 한 여성은 2016년 선거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중 성폭행당했다고 했고, 다른 여성은 2017년 동료와의 단체 회식 중 이 남성이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에는 현 내각의 장관 한명도 1988년 16세 여성을 강간했다는 폭로까지 나오면서 호주 정치계가 성폭행 파문으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야당 의원 두명이 AFP에 언급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해 초 뉴사우스웨일즈주의 경찰에 갔으나,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친구들은 총리 등 의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독립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BBC는 “지난 2주간의 의혹은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관한 오랜 논쟁을 포함해 호주 정치문화에 대한 더 큰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심각한 범죄 혐의를 받는 내각 구성원들은 정부의 조사가 있을 때까지 물러나는 등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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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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