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끼고 쇼핑 나온 평양 주민들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소리’는 몇달전 평양제1백화점 2층홀에 새로 생긴 말린꽃 매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점원과 방문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 눈에 띈다. 2020.4.21 ‘조선의 소리’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세제부터 쌀, 술, 전자제품까지 사들여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신변에 관한 의혹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평양에서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랫동안 북한을 취재해온 애나 파이필드 WP 베이징 지국장은 그 동안 북한 지도자의 사망설이 가짜로 밝혀진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을 돌아보며 북한이 발표하거나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김 위원장의 상태를 알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떠도는 루머에서는 김 위원장이 심장과 관련해 어떤 수술을 받았다는 점만큼은 확고히 자리 잡고 있어 여느 때와는 상황이 좀 달라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흘 넘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보도한 김 위원장의 마지막 공개 활동인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연합뉴스
연합뉴스
그러면서 평양 주민들이 세제부터 쌀, 술, 전자제품까지 모든 것을 사재기하고 있으며 처음에는 수입품 위주로 사들이다가 며칠 전부터는 생선 통조림과 담배 등 자국 제품도 사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평양에서는 헬리콥터들이 저공비행 중이며, 북한 내 열차와 중국 국경 밖 열차 운행은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체온 검사 받는 평양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학 연장 조치를 취했던 북한 평양의 김책공업종합대학이 22일 개학한 가운데 재학생들이 마스크 차림으로 등교하며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2020-04-23 평양 AP 연합뉴스
마스크 쓴 북한 건설 노동자들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 각지에서 보낸 지원물자가 쇄도하고 있다고 2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보도했다. 사진은 지원물자를 나르는 건설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2020.4.21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하지만 ‘김씨 백두혈통’이 3대째 다스려온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사망했을 경우 그 파장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파이필드는 지적했다.
특히나 연로한 상태에서 후계자를 지정해놓고 사망한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젊은 나이의 김 위원장이 사망한다면 후계자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파이필드는 확실한 남자 후계자가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유일하게 확실한 후보이지만 젊은 여성이라는 점이 약점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김여정이 어떻게 북한의 지도자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어떻게 지도자가 안 될지도 모르겠다. 다른 누군가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연합뉴스
연합뉴스
조혜실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서 확인해드릴 내용은 없고, 다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밝혔듯이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 부대변인은 “계속해서 위치나 동선에 대해 그것을 뒷받침하는 정황들, 다양한 소식통을 이용해서 보도가 끊이지 않는데 저희가 할 수 있는 말은 계속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날 2주년을 맞은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는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양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천명하고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선언했다. 이런 정신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나간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변함없다”고 말했다.
펄럭이는 태극기와 인공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가운데 26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한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가 마주 보고 있다. 2020.4.26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