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만에 가톨릭 ‘사제 독신제’ 깨지나

천년 만에 가톨릭 ‘사제 독신제’ 깨지나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9-10-28 01:18
수정 2019-10-28 01:4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바티칸 주교회의서 압도적 찬성표… 아마존 한해 기혼남성에 서품 부여

남미 아마존에서 결혼한 남성이 가톨릭 사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가톨릭교회가 여성에게 더 큰 역할을 맡겨야 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생태학적 죄악’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아마존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서 이 같은 사안들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권고했다고 AFP·AP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특히 아마존에 한해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는 방안에 대해 표결한 결과 찬성 128표로 반대(41표)를 압도했다. 표결 결과는 구속력이 없지만 가톨릭의 전통인 ‘사제 독신제’가 깨질지 주목된다.

가톨릭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사제 독신제와 관련해 성직자의 독신주의가 교회법으로 규정된 것은 1123년 제1차 라테란 공의회 때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보수적인 성직자들은 기혼 남성에게 사제 서품을 주면 수백년간 이어진 전통이 깨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반면 찬성 측은 아마존 지역의 경우 성직자가 부족해 미사를 거의 열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번 시노드에서는 사제 서품을 받을 수 있는 기혼 남성의 조건을 ‘합법적으로 구성되고 안정적인 가족’을 지닌 ‘공동체에 적합하고 존경받는’ 남성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교회법을 바꿀 필요는 없으며 기혼한 영국 성공회 목사가 가톨릭으로 개종하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규율에 예외를 두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2019-10-28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