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간 25일 새벽 로하니 대통령과 회담…‘중재자’ 이미지 국내외 강조 의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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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23일 오후 일본에서 미국 뉴욕으로 출발한 뒤 25일 새벽(이하 일본시간)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로하니 대통령에게 중동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뒤 회담 결과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26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계획이다.
아베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 피격 이후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재자로 나설 계획이지만, 실제로 아베 총리가 갈등 완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에도 이란을 전격적으로 방문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오히려 방문 기간 일본과 관계된 유조선 2척이 이란으로 추정되는 세력에게 공격을 받자 ‘빈손 외교’라는 비판을 자국과 국제사회에서 받았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총리를 ‘초보자’라고 비꼬기도 했다.
아베 총리가 뉴욕에서 다시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는 것에는 실제 중재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자신이 ‘이란-미국 갈등의 중재자’라는 이미지를 국제 사회와 자국 여론을 향해 심어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산케이신문 같은 일본의 친정부 성향 매체들은 일-이란 정상회담 소식을 소개하며 중재자로서의 아베 총리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5∼26일 뉴욕 방문 기간 로하니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이 성사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일 간 무역협정의 실질적인 타결을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온도차를 보여온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도 다시 의견차를 드러낼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상황인 만큼, 아베 총리는 기존에 비해 대북 강경발언의 톤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아베 총리는 뉴욕 일정이 끝난 뒤에는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을 방문해 유럽연합 집행부와 회담한 뒤 28일 일본에 돌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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