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첫 운영…사법 성평등 기대
필리핀서 21명 전원 여경 경찰서 탄생“사법기관 여성 참여↑”…여성범죄 대응 효과도
필리핀 경찰청은 14일 중남부 시키호르주의 해안도시 마리아에서 특별한 경찰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곳에 배치된 경찰관 21명은 모두 여성이다.
여경 경찰서 개소는 공공분야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된다. 시키호르주를 관할하는 데볼드 시나스 지방경찰청장은 “이번 조치로 공공 안전과 치안 서비스 활동에 여성의 참여와 권한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필리핀 경찰관 19만명 중 여성은 12%에 불과한 수준이다. 필리핀은 UN이 지난해 발표한 성불평등(GII) 지수에서 189개국 중 113위를 기록했다. 특히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이 49%로 남성보다 현저히 낮아 문제로 지적돼왔다.
앞서 필리핀 경찰청은 교통순찰대 내 여성 오토바이 운전자로만 구성된 팀을 만들기도 했다. 순찰대 관계자는 “여성 팀의 존재는 여경의 권익과 성평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 범죄 대응을 위해 여경 경찰서를 운영하는 국가도 있다. 인도는 1973년 코지코데 해안도시에 첫 여경 전용 경찰서를 연 뒤 현재 470개가 넘는 여경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에서 여경 경찰서를 운영한 이후 여성들의 범죄 신고가 2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납치 신고는 22%, 가정폭력 신고는 21% 늘었다.
영국 에식스 대학과 미국 코네티컷 대학 등이 참여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여경 경찰서는 피해여성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신고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책임 연구원 소피아 아마랄은 “여성 경찰관은 피해여성을 다루는 과정에서 왜곡된 성 인식을 보일 가능성이 더 적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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