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이미지 개선 노력의 하나로 풀이
보잉사가 지난해 10월과 3월에 잇달아 발생한 737 맥스 추락사고 희생자 346명의 유가족 지원과 지역사회를 돕기 위한 기금으로 1억 달러(약 1200억원)를 내놓기로 했다고 CNBC 등 미 현지언론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잇따른 대형 추락 사고, 미숙한 대응으로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풀이된다.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는 이날 “우리는 보잉사의 두 사고에서 비극적인 인명 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도 우리의 가슴과 마음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첫 지원 기금이 그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기금은 유가족 보상금과 별도로 앞으로 몇 년 동안 유가족 지원 등을 위해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측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이 기금을 통해 지원금을 받더라도 보잉사에 대한 피해보상 소송권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737 맥스 여객기는 지난 3월 에티오피아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한 뒤 미 연방항공청(FAA) 등 전세계 항공당국으로부터 운항 금지 조치를 받아오고 있다. 보잉사가 아직도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보잉이 서둘러 비행기를 만들었고, 737맥스의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문제들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억 달러를 내놓겠다’는 보잉사의 발표에 대해 유족들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에티오피아 사고의 유족 몇명이 선임한 저스틴 그린 변호사는 로이터통신에 “유족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운항 정지 중인 보잉의 737맥스
서울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