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폰기 ‘로바다야키’로 초대…“편안한 분위기서 친밀함 강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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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26일 일본 번화가 롯폰기(六本木)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로바다야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만찬이 열리는 로바다야키는 어패류나 고기, 야채 등을 손님의 앞에 있는 화로에서 구워주는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곳이다.
마이니치는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에서 친밀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자국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때 만찬 메뉴에 각별히 신경쓰며 ‘오모테나시(일본 문화 특유의 극진한 손님 접대)’를 부각하는데 힘썼다.
지난 2014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에는 상대가 초밥(스시)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도쿄 긴자(銀座)의 초밥집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또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본 방문 때는 일본 소고기 와규(和牛)와 전복을 일본식 철판구이 레스토랑에서 대접했다.
아베 정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여름 참의원 선거를 겨냥해 미일 동맹을 강조할 기회로 보고 대접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방문 첫날인 26일에는 지바(千葉)현에서 양국 정상이 골프를 치는 자리를 마련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스모 경기를 관람하고 우승자에게 특별 제작한 트로피를 건네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라운딩을 앞두고 지난 19일 골프 연습을 하는 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장에서 헬기를 이용해 스모 경기장으로 이동하는데, 22일에는 이를 대비한 헬기 이착륙 예행연습이 실시됐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작년 가을 외무성과 국가안전보장국이 참가한 ‘공부 모임’에서 “어떻게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이 좋아질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모 관람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스모 관람을 놓고는 그가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스모 씨름판(도효·土俵)의 바로 앞 ‘마스세키(升席)’에서 경호원을 대동해 관전할 계획이어서 ‘민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스세키의 상당 부분을 경호원이 차지하면서 팬들이 좋은 자리에서 볼 기회를 놓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 스모 경기장에서는 일부 자리의 손님들에게 일본식 차(오차)가 대접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람 때문에 뜨거운 물 반입이 금지되면서 차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양반다리’에 힘들어할 트럼프 대통령을 배려해 관례를 깨고 마스세키에 의자를 놓기로 했지만, 전통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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