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해안서 1천300명 탄 크루즈선 고장·표류…구조 난항

노르웨이 해안서 1천300명 탄 크루즈선 고장·표류…구조 난항

신성은 기자
입력 2019-03-24 14:53
수정 2019-03-2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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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헬기 동원 구조 전력…당국 “전원 대피에 시간 걸릴 것”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서부 해안을 지나던 크루즈 선박에서 엔진 고장이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1천300여 명이 대피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AP통신이 현지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노르웨이 일간지 VG에 따르면 크루즈 선박 ‘바이킹 스카이’ 호는 이날 악천후와 엔진 문제로 바위가 많은 노르웨이 해안 쪽에서 표류하기 시작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탑승객들의 사진과 영상에는 바닷물이 유리창을 깨고 배 안으로 들어와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들 발아래로 흐르고, 배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면서 의자와 가구들이 균형을 잃고 쓰러져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등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지 경찰은 승무원들이 크루즈 선을 육지에서 수 km 떨어진 후스타드비카 만에 가까스로 정박해 구조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곳은 노르웨이의 알레순드와 트론드하임 사이에 자리한 곳으로, 바닷물이 거칠고 차가운 것으로 유명하다.

구조팀은 헬리콥터를 동원해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있지만, 현장 상황은 바람의 세기가 시간당 69km, 파고는 8m에 달하는 등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구조 선박 두 척이 기상 악화로 바이킹 스카이 호로 향했다가 중간에 되돌아오기도 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인 NRK는 헬리콥터 다섯 대로 크루즈에 탄 승객들을 한 명씩 끌어올려야 해서 구조 작업이 매우 위험한 상황 속에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승객은 대부분 영국인과 미국인 관광객으로, 현재까지 180명 정도가 대피했으며 90세 남성과 그의 70세 배우자는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크루즈에 탔다가 구조된 승객 재닛 제이컵은 NRK에 “그렇게 두려운 경험을 해본 적 없다”며 헬리콥터로 이동할 때 바람이 거의 토네이도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인 승객 존 커리는 배가 흔들리기 시작할 무렵 점심을 먹던 중이었다며 “헬리콥터를 타고 해안가로 온 것에 대해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즐겁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기상 악화로 바이킹 스카이 호 외에 인근에서 선원 9명이 탄 화물선 ‘하그란드 캡틴’ 호도 구조 요청을 보냈다.

현지 구조대는 크루즈 선으로 보냈던 헬리콥터 5대 중 2대를 화물선으로 보냈으며 다행히 화물선 선원 모두 구조됐다.

노르웨이 구조 당국은 구조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기상이 좋지 않아 바이킹 스카이 호 구조 작업은 24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총 용적톤수가 4만7천800t인 바이킹 스카이 호는 2017년에 건조돼 크루즈 선사인 ‘바이킹 오션 크루즈’에 인도됐다.

정원은 승객 930명, 승무원 550명으로, 지난 14일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출발해 12일 동안 알타와 트롬쇠 등을 거쳐 오는 영국 런던의 틸버리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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