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 만나려면 실질적 진전 이뤄져야”…4차방북 재추진 의사도 밝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성사되길 기대한다면서 ‘올바른 여건’이 충족되기 위해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다고 밝혔다.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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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MSNBC 방송과 잇따라 인터뷰를 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궁극적으로 그것은 대통령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걸 전제로 “우리는 그 일(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지속하고 보다 진전을 이루기 위해 머지않아 평양을 다시 방문할 기회를 얻게 되길 희망한다”고 4차 방북 재추진 의사를 밝힌 뒤 “전 세계를 위해 엄청나게 중요한 이 이슈의 진전을 지속해서 만들어나가기 위해 너무 오래지 않아(before too long), 비교적 단시일 내에 두 정상이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가까운 미래에 만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여건들이 올바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선, 그리고 두 정상이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는 걸 분명히 하기 위해선 여전히 할 일이 조금 남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올 연말까지 어느 수준까지 달성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시한 설정 언급을 거부했다고 폭스뉴스는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이것(비핵화)이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 즉각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인지해 왔다”며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포함한 각각의 발걸음이 중요한 발걸음들이며, 아직 할 일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이 목적(비핵화)을 달성하기 위해 인내와 결연한 의지를 갖고 있다. 전 세계가 그러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그들(남북정상)이 점진적 진전을 이뤘다”며 “처음으로 남과 북이 구체적으로 비핵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가 공식적으로 다뤄진 걸 언급한 것으로, 문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북한이 우리와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의논한 것은 지난날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며 “지금까지 북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 외에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할 문제라며 우리와 협의를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이 이번에는 우리를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라는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취해온 접근법은 그 이전의 (북미) 협상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경제적 제재들이 김 위원장으로 하여금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도록 (견인) 했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최종적인 비핵화에 도달할 때까지 북한에 대한 국제적 경제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거론한 ‘올바른 여건’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이 ‘9월 평양 공동선언’에서 밝힌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쇄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한 영변 핵시설의 조건부 영구 폐쇄 외에 추가적인 비핵화 초기 이행 조치 담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핵 리스트 제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추가 비핵화 조치 이행을 위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비핵화가 우선”이라며 ‘선(先) 비핵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내주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간 북미 외교장관 회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구체적 비핵화 진전을 위한 북한측의 ‘플러스알파(+α) ’메시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추가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북한으로부터 담보해 내느냐에 따라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가 좌우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9일 북미대화의 즉각적 재개를 선언,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미국측 대표로 하는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협상 추진 방침을 공식화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의 요청에 대한 ‘답례’로 이날 자신이 직접 조만간 방북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양측간 물밑조율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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