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는 없었다’…미중, 빈손으로 협상 종료

‘돌파구는 없었다’…미중, 빈손으로 협상 종료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8-24 09:38
수정 2018-08-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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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요구사항 수정 제안했지만 中은 기존 ‘수입확대’ 입장 고수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23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협상을 마쳤다.

2개월여 만에 열려 기대를 모았던 이번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이 앞으로 더욱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22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을 대표로 차관급 협상을 진행했다.

두 나라가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지난 6월 초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만난 이후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중 협상단이 “중국의 지적 재산권과 기술 이전 정책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포함해 경제 관계에서 공정성과 균형, 호혜를 달성할 방안에 대해 견해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추가 협상이나 합의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향후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관리들이 11월의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추가 협상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협상이 진행 중이던 23일 상대국의 16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인 ‘중국 제조 2025’의 수혜 품목으로 분류한 반도체와 플라스틱, 화학, 철도 장비 등 279개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겼다.

중국도 석탄과 연료, 철강 제품 등 333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지난 6일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고 중국도 똑같은 방법으로 보복한 데 이은 2차 관세 폭탄이다.

블룸버그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월 첫 미중 고위급 협상을 했을 때 트럼프 정부가 내놨던 요구를 수정 제안했다. 하지만 중국 대표단은 이번 회담에서 의미 있는 타협안을 제시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 내의 비둘기파마저도 중국에 산업 보조금 지급을 줄이고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축소하라고 압박했지만, 중국 측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도록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겠다고만 거듭 제안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회담을 앞두고 한 트럼프 정부 고위 관리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었다. 중국이 지적 재산권 침해와 산업 보조금 지급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주 로이터 인터뷰에서 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의원들과 만나 이달 앞서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새로운 법이 통과된 것을 치하하면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그들은 이제 더는 우리 기업, 특히 꽤 복잡한 기업을 훔쳐가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의 귀중한 지적 재산권과 첨단 기술을 해로운 외국 투자에서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팀은 중국에 대한 압력을 높일 추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24일 유럽연합과 일본의 대표단을 만나 WTO에서 중국의 산업 보조금 등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방안을 논의한다.

또 미국과 중국은 3차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소비재를 포함한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공청회 절차를 진행 중인데 관세는 의견 수렴 기한인 9월 6일 이후 부과될 수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600억달러 어치의 미국 제품 관세로 보복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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