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때 사람살린 ‘영웅 구조견’ 독살에 이탈리아 시끌

지진 때 사람살린 ‘영웅 구조견’ 독살에 이탈리아 시끌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7-31 10:25
수정 2018-07-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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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구한 개를 사람이 죽여”…동물학대 처벌강화 목소리

주인 파비아노 에토레와 함께 있는 카오스의 생전 모습 에토레 페이스북 캡처
주인 파비아노 에토레와 함께 있는 카오스의 생전 모습
에토레 페이스북 캡처
이탈리아 강진 당시 많은 사람을 구해 유명해진 구조견이 독살로 의심되는 죽임을 당하면서 동물권익운동가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들썩이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독일산 셰퍼드 종인 카오스는 지난 2016년 8월 규모 6.2의 지진이 이탈리아 중부 아마트리체 산간 마을을 강타, 23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잔해에 깔린 생존자들을 찾아내 ‘영웅 구조견’으로 이탈리아에서 널리 알려졌다.

두 달 뒤 발생한 근 10년 내 가장 강력했던 노르시아 지진 당시에도 구조 활동에 참여했고, 최근에는 실종된 남성을 찾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카오스 주인 파비아노 에토레는 지난 28일 라퀼라시에 있는 자신의 집 정원에서 카오스의 사체를 발견했다. 카오스는 2015년에 태어났다. 에토레는 카오스가 독살됐다고 페이스북에서 주장했다.

에토레는 “그런 끔찍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할 말이 없다”면서 “짖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카오스는 최소한 새벽 2시까지는 살아 있었다”고 말했다.

동물권익운동가들은 “위험한 범죄자”라며 맹비난했다.

동물권익보호 단체 ‘아니말리스티 이탈리아니’의 대변인 리날도 시돌리는 “범인들은 구조요원들과 함께 네 발로 땅을 파 참사 생존자들을 찾은 영웅을 죽였다”면서 “카오스는 사람을 구했지만, 이젠 같은 사람들이 그를 독살했다”고 말했다.

시돌리는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이들을 더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을 만들도록 정치권을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정에 참여 중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소속 일라리아 폰타나도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며,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 보호 운동에 열성적인 우파 정치인 미켈라 비토리아 브람빌라 의원은 AP통신에 “카오스의 죽음을 계기로 올 초 내가 발의한 동물에 대한 잔혹행위 처벌 법안을 의회가 통과시키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줄리아 그릴로 보건장관도 이번 사건에 애도를 표하면서, 법무장관 및 환경장관과 함께 동물 독살의 배후에 있는 ‘비정한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연구진의 2014년 연구에 따르면 로마의 개 870마리에 대한 진단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독살이 사망 원인 중 두 번째였다. 전체 개들 중 17% 이상이 유독성 물질을 먹고 숨진 것이다.

연구진은 도시 환경에서는 이웃집의 개에 대한 사회적 관용 수준이 낮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고의로 독이 든 미끼를 놓아두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이번 독살 의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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