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계, 원숭이 이어 인체 ‘가스실 실험’ 파문

독일 자동차업계, 원숭이 이어 인체 ‘가스실 실험’ 파문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1-29 16:58
수정 2018-01-29 16:5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독일 자동차업계가 원숭이뿐만 아니라 사람을 대상으로도 ‘가스실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명목상으론 디젤 차량 배출가스가 유해하지 않은 수준임을 입증하려 한 것이지만 실제론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단 차량을 이용한 데다 과학적으로 ‘의미가 미약한’ 실험을 위해 사람에게 유해가스를 흡입게 한 것이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독일 일간지 슈투트가르트차이퉁(StZ)은 원숭이 가스실 실험으로 문제가 된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이 독일 아헨공대에 의뢰해 인체 대상 배출가스 유해실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GT는 VW, 다임러,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돈을 대 만든 단체로 업계의 요구사항을 대변하고 연구소나 학자 등에게 관련 연구를 의뢰하는 역할을 했다.

이 신문은 EUGT의 대외비 내부문서 ‘2012~2015년 활동보고서’에는 “질소산화물 단기간 흡입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자문위원회 권고를 받아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소산화물은 디젤 차량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다. 눈과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고, 기침·가슴통증·기관지확장·폐기종 등을 일으킬 수 있다.

EUGT는 당시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4주동안 ‘건강하고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2주 1회, 3시간씩 다양한 농도로 질소산화물을 흡입한 뒤 건강을 점검하는 실험을 했다. EUGT는 실험 결과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아헨공대 실험 책임자는 StZ신문에 “질소산화물은 디젤차 배출 오염물질의 일부에 불과하며, 배출가스는 실생활에서 노인과 아동, 임신부 등 다양한 계층이장기적으로 흡입한다”면서 따라서 이런 류의 소규모 연구결과를 근거로 전체 인구에게 무해한 수준이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는 2014년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민간 의학연구소인 LRRI가 EUGT의 의뢰로 기밀실에 원숭이 10마리를 가둬 놓고 하루 4시간씩 자동차 배출가스를 맡도록 하는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6일 보도했다.

LRRI의 실험은 VW의 디젤 승용차 ‘비틀’ 신형에서 나오는 배출가스가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며, 1999년형 포드자동차에 비해 유해가스가 현저하게 적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목적으로 실행됐다.

그러나 문제는 동물에게 유독가스를 마시게 한 것을 떠나서도 실험에 동원된 VW 차량엔 배출가스가 실제보다 훨씬 적게 나오도록 하는 조작장치가 달려 있어서 무의미한 또는 사기성 실험이었다는 점이다.

독일의 역학 전문가 요아힘 하인리히는 독일에선 동물에 대해서도 이미 15년 전에 이런 목적 실험은 할 수 없다며 연구윤리 문제를 제기했다. 더욱이 동물실험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이런 종류의 실험을 해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LRRI 연구소 책임자는 미국 법원과 정부 조사에서 자신은 조작장치가 달린 차량인줄 몰랐다고 증언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LRRI 책임자는 또 당초엔 EUGT가 인체 실험을 제안했으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디젤차량 배출가스를 발암물질로 분류했기 때문에 원숭이실험을 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보도했다.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실험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VW그룹은 “잘못된 행동과 일부 개인의 부족한 판단력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당시 택한 과학적 방법이 잘못됐으며 애초부터 그런 방식의 시험은 포기하는 게 나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임러와 BMW는 자신들은 이 연구 자체를 몰랐고 가담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 “그럼에도 비윤리적이고 충격적인 이번 일을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SZ는 독일 자동차 3사가 EUGT의 돈을 댔을 뿐만 아니라 운영이사 등을 맡아 깊숙이 개입해왔다는 점에서 이런 실험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간지 빌트는 “내부 자료를 보면 VW 보스들이 원숭이 실험을 안 것으로 드러난다”고 보도했다.

VW 종업원평의회 관계자는 이 사건에 연루된 간부나 임원이 있다면 철저하게 규명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SZ는 EUGT의 공식목적은 ‘수송이 인간과 환경에 미칠 영향을 선입견 없이 점검하고 자료를 내는 것’이이지만 실질적 목적은 디젤 차량이 오염물질 배출이 매우 적고 깨끗하다는 이른바 ‘클린 디젤’을 광고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StZ신문은 이번 기회에 고통스럽더라도 독일 자동차업계의 무리한 로비와 선전, 학계를 오염시킨 일 등을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석 서울시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등급 의원 2년 연속 선정

서울특별시의회 이민석 의원(국민의힘·마포1)이 지난 23일 시민단체가 주관한 ‘2025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평가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지난 2024년 행정사무감사 우수등급 선정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서울와치(WATCH)와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시민의정감시단은 152명의 시민을 공개 모집해 행정사무감사를 모니터링한 결과, 이민석 의원 등 15명을 우수등급 의원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의원은 이번 감사에서 주택공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청년안심주택 공실 사태와 계약률 급락 원인 분석 ▲노후 공공임대 혼합단지 재정비 사각지대 해소 ▲아파트 단지 내 공공보행로 사유화 문제 등 시민의 주거 안정과 직결된 민생 현안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시민의정감시단은 평가보고서를 통해 철저한 사전조사와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수준 높은 질의가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지난 16일 서울시의회 출입상주기자단이 주관한 ‘2025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의원은, 이번 시민 평가 결과로 언론과 시민 모두에게 의정활동의 가치를 인정받는 2관왕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이 의원은 “
thumbnail - 이민석 서울시의원, 행정사무감사 우수등급 의원 2년 연속 선정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