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에 살해된 살레는 예멘 33년 통치한 독재자

후티 반군에 살해된 살레는 예멘 33년 통치한 독재자

신성은 기자
입력 2017-12-05 00:49
수정 2017-12-0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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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여파로 권좌서 쫓겨나고도 정치적 입지 강해

예멘에서 4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에 살해당한 알리 압둘라 살레(75) 전 예멘 대통령은 한때 중동의 유력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2011년 ‘아랍의 봄’ 여파에 떼밀려 사실상 권좌에서 쫓겨난 살레는 한때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장기 집권한 권력자로도 이름을 날렸다.

군인에서 권력자로 떠올라 예멘의 ‘독재자’로서 평가를 받다가 끝내 반군에 의해 그의 생애도 마감됐다.

그는 초등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 일찌감치 군에 입대했으나 군 내부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성장, 1978년 쿠데타로 북예멘 정권을 장악했다.

북예멘은 이후 살레의 강력한 통치력을 바탕으로 안정화의 길로 들어섰지만, 예멘사회당이 지배한 남부 예멘은 내부 권력 다툼으로 내전에 휩싸이는 등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90년 5월 결국 북예멘이 남예멘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통일이 이뤄졌고 살레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통일 예멘의 첫 국가수반이 됐다.

그러나 통일 후 살레가 이끄는 국민의회당은 남예멘에 기반을 둔 예멘사회당을 탄압해 남부 지역 주민들의 분리독립 운동을 촉발했고, 이는 1994년 전면 내전으로 비화했다.

우세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살레의 북예멘은 결국 2개월에 걸친 내전에서 승리했고, 위기를 수습한 살레 대통령은 이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1999년 야권이 참가하지 않은 첫 직선제 대선에서 96% 이상의 지지를 얻어 당선한 데 이어, 2006년 대선에서도 테러 세력 근절을 통한 국가안보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워 7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다시 맡게 됐다.

그러나 살레 대통령이 33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거둔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인구 2천300만명 중 절반가량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연명하고 있고, 남·북예멘을 통일 이전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분리 운동은 여전히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지속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후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을 지지한 살레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자국 내 알카에다 조직 소탕에 주력해 왔지만, 오히려 알카에다는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의 본부를 예멘에 두고 더욱 세력을 확장했다.

그러다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정부의 강경 진압에도 수도 사나 ‘변화의 광장’을 거점으로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결국 살레의 퇴진 약속을 이끌었다.

살레는 2012년 2월 퇴진했지만 후티 반군에 살해되기 전까지만 해도 예멘 정세에서 ‘메인 플레이어’로 꼽혔다.

레는 실권한 다른 아랍국가의 독재자와 달리 대통령직을 내놓으면서 놀라운 협상력을 발휘, 새 정부가 재임중 비리에 대해 형사소추하지 않는다는 면책권을 따내기도 했다.

더 나아가 살레는 지난 3년간 연대를 해 온 후티 반군에 최근 단절을 선언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내전 협상을 시도하며 정치적 재기를 노리기도 했다.

결국, 살레는 이날 예멘 수도 사나 외곽에서 ‘동지에서 적’으로 바뀐 후티 반군의 총탄에 맞고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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