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심한 도시라도 나무 많은 지역엔 천식 환자 적다

대기오염 심한 도시라도 나무 많은 지역엔 천식 환자 적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1-30 09:51
수정 2017-11-3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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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미세먼지 줄여…오염도 낮은 곳은 공원면적이 중요

대기오염이 똑같이 심한 도시라도 나무가 많은 지역엔 천식 환자가 상당히 적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기오염은 건강에 여러모로 유해하지만, 특히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증가와 증상 악화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

의학매체 헬스데이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엑스터의대 이안 앨콕 교수팀은 이는 풀과 나무가 대기오염을 제거해주는 효과 때문이라며 대기오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로수 심기와 숲·공원 조성 등 도시 내 녹색공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앨콕 교수팀은 영국 2만6천여 지역별 대기오염도와 초목 분포 정도, 천식으로 입원한 환자 65만여 명 등에 대한 1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도가 가장 심한 지역들에선 1㎢당 나무가 300그루 늘어날 때마다 인구 10만명당 천식 입원 환자 수가 50명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상관관계가 모든 지역에서 같지는 않았다. 대기오염도가 높은 지역에선 나무의 수가 오염물질 제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에 오염도가 낮은 지역들에선 풀과 작은 꽃나무가 있는 정원이나 공원 같은 ‘탁트인 녹색공간’이 더 큰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오염물질이 풀꽃가루 등과 결합하면 알레르기 유발성이 더 커져서 대기오염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엔 공원 같은 녹색공간이 주는 혜택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앨콕 교수는 풀과 나무는 대기오염 물질 제거로 천식을 줄여주기도 하지만 꽃가루를 날리거나 나뭇잎 등에 오염물질이 달라붙어 있다가 바람에 흩날리면서 천식을 유발하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도심의 초목이 건강에 주는 유익함이 해로움보다 훨씬 크며, 꽃가루 등을 많이 날리지 않는 수종을 선정하는 등 알레르기 천식 피해를 줄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숲이 미세먼지 제거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은 여럿 있다. 우리나라 산림청도 1㏊의 숲이 연간 168㎏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고 나무 47그루는 경유차 1대 발생 미세먼지를 흡수한다는 국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앨콕 교수팀 연구결과는 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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