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샤오보 부부…민주화 장정 함께한 ‘인고의 20년’

류샤오보 부부…민주화 장정 함께한 ‘인고의 20년’

입력 2017-07-13 22:44
수정 2017-07-1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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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을 받은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61)가 13일 간암으로 숨진 가운데 그와 아내 류샤(劉霞·55)의 부부애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학자이자 교수, 작가이던 류샤오보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험난한 민주화의 장정에 나섰을 때 그 뒤에는 류샤의 정성어린 뒷바라지가 있었다.

1980년대부터 베이징 문화계에서 알고 지내던 두 사람은 류샤오보가 어려운 처지에 빠지면서 부부로 결합했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감옥에 드나들기를 반복하자 류샤오보의 첫번째 아내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떠나갔고, 류샤오보는 노동교화소에 갇혔던 1996년 류샤와 옥중결혼을 했다.

남편이 2008년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 등을 요구하는 ‘08헌장’ 서명운동을 주도하다가 당국에 체포돼 11년형을 선고받자 류샤는 류샤오보와 외부를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

시인이면서 화가, 사진작가를 겸하며 남 앞에 잘 나서지 않는 성품인 류샤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법을 익히고 트위터로 가택연금을 비판하며 외부인사들과 만나 남편의 수감생활과 중국 인권 문제에 관해 발언하는 투사로 변모했다.

2009년 12월 류샤오보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때부터 류샤 자신도 가택연금 상태에서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침묵을 강요당했으나 당국의 처사에 항의하는 의미로 머리를 삭발하기도 했다.

류샤가 오랜 가택연금 탓에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한 달에 한번 남편을 면회하고 가족 이외의 외부인과 접촉이 금지되면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 정신이 황폐해졌다는 얘기도 있다.

이들 부부는 류샤오보의 되풀이되는 수감생활로 온전히 결혼생활을 하기 힘들었지만 고난 속에 동지적 애정을 드러냈다.

류샤오보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는 법정의 최후진술에서 “지난 20년동안 가장 큰 행운은 아내 류샤의 희생적 사랑을 얻은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고, 1996~1999년 감옥에서 300여 통의 편지를 아내에게 보냈다.

특히 류샤오보가 중국 당국의 조치로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최후까지 출국치료를 강력희망한 이유가 사후 홀로 남게 될 아내에게 자유를 주기 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그의 마지막 희망을 거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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