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美 파리협정 탈퇴 ‘주목’…나머지 국은 ‘비가역적’ 협정 선언”
“우리는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결정에 주목한다. … 여타 G20 회원국 정상들은 파리협정이 되돌릴 수 없음을 선언한다.”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발표한 폐막성명이다. 기후변화 대응에서만큼은 ‘G1’ 미국과 나머지 ‘G19’의 첨예한 견해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기후변화 전문가들이 성명을 내고 ‘기후변화의 위험으로부터 지구촌을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이 3년뿐이라고 경고한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물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위험 징후는 최근 몇 달 사이 급격히 늘었다”며 국제사회의 시급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을 건 가장 장본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파리협정 체결에 앞장섰던 미국은 지난달 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기후변화 자체를 중국이 자국 제조업을 부양하기 위해 짜낸 사기극으로 보고 파리협정이 규정한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미국 경제와 주권을 해친다고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G20 회의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세계 유력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에서 고립시켰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고립됐다”고 보도했다.
국제 빈민구호단체 옥스팜의 캠페인 담당 이사인 스티븐 프라이스 토마스는 “다른 19명의 정상은 파리협정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확고히 지키는 데 반해, 화석연료 산업을 지키기 위한 완고한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고립되고 과거에 매여있도록 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가디언은 또 G20 공동성명이 발표된 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미국의 결정에 매우 당황했다고 뒷얘기를 소개했다.
서방 지도자 중에 트럼프 대통령과 특히 친분이 깊은 메이 총리는 개인적으로 파리협정 탈퇴 재고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특히 공동성명의 ’화석연료‘ 언급과 관련, “미국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언급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이 ’미국은 여타 국가 국가들이 더욱 청정하고 효율적으로 화석연료에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게 돕는데 긴밀하게 협력한다‘고 명시한 것이 화석연료 사용에 매달리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도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미국만 빼고‘란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G20 정상회담이 미국과 다른 세계의 적나라하고 극명한 분리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기후변화 선임 고문을 맡았던 앤드루 라이트는 “미국이 다시 한 번 기후변화 대응에서 자신을 스스로 고립시켰다”며 “동시에 파리협정이 창출하는 20조 달러 상당의 청정에너지 시장에 다른 나라들이 뛰어들어 경쟁하는 동안 미국은 지켜만 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외톨이‘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리더십이 돋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후변화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는 데 의장국의 수장으로서 주요한 역할을 했고, 이는 메르켈 총리의 승리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은 파리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다른 19개국의 헌신을 재확인하는 매우 어려운 협상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화석연료에 대한 언급과 관련, “이 단락을 포함하는 것은 합의에 접근하는 절충안”이라며 “이런 종류의 에너지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WSJ에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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