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넌센터 “게리맨더링으로 공화당이 16∼17석 이득”
‘러시아 스캔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어 ‘하원의원 과반’과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이라는 탄핵안 가결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화당이 미국 의회에서 다수당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게리맨더링’을 훨씬 더 잘한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게리맨더링이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에게 유리하게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원의 경우 10년마다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주(州)별로 선거구를 다시 획정하는데 현 선거구는 2010년 정해졌다.
대부분의 주(州)는 주 의회가 선거구 재획정 작업을 주도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파적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WP는 전했다.
뉴욕대 로스쿨의 ‘정의를 위한 브레넌센터’가 2012년, 2014년, 2016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0년 선거구 획정의 승자는 공화당이 분명하다.
브레넌센터는 보고서에서 “연방 하원 지역구의 85%를 차지하는 26개 주에서 공화당은 ‘정파적 편향’ 덕분에 최소 16∼17석의 순이익을 얻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공화당이 이득을 본 지역구는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오하이오, 텍사스, 버지니아 등 7개 주에 집중됐다. 특히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만 공화당이 게리맨더링으로 3석 이상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고 브레넌센터는 밝혔다.
물론 민주당도 게리맨더링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메릴랜드와 매사추세츠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들 주에서 민주당이 더 얻은 의석은 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해 공화당만큼 실속을 챙기지는 못했다.
게리맨더링을 통해 공화당이 하원에서 16∼17석을 먼저 손에 넣고 출발한다는 이번 분석 결과를 고려하면 내년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 미 하원의 정당별 의석 분포는 공화당이 241석, 민주당이 194석으로 양당 간 격차는 47석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회복하려면 공화당 지역구 중 최소 24곳을 빼앗아와야 하지만, 이 중 3분의 2는 게리맨더링 탓에 탈환이 극히 어렵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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