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되거나 바보 되거나…新극한직업 ‘트럼프 대변인’

거짓말쟁이 되거나 바보 되거나…新극한직업 ‘트럼프 대변인’

입력 2017-05-14 14:22
수정 2017-05-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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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미 해임 경위 관련해 백악관 해명 뒤집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 해임한 직후 백악관 관계자들은 해임 조치가 법무부의 건의에 따른 것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NBC 인터뷰에서 해임은 “자신의 결정”이었다며, 백악관의 진화 노력을 한순간에 ‘거짓 해명’으로 만들어버렸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단기적인 정치적 필요에 따라 전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대리인을 희생시킨다”며 ‘트럼프의 입’으로 일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를 전했다.

트럼프 대변인들이 겪는 괴로움은 대선 기간부터 익히 알려져왔다.

트럼프 캠프에서 활동하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논란 당시 TV에 출연해 그를 변호했다가 “왜 공격이 아닌 수비를 했느냐”며 트럼프에게 오히려 혼쭐이 났다.

코리 루언다우스키 전 선거대책본부장은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유세 현장에 취재진을 제한했다가 욕은 자기가 다 먹었다며 친구들에게 투덜대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알렉스 코넌트는 “대변인에게 있어 자신의 말을 상사가 반박하는 것만큼 힘 빠지고 당황스러운 일도 없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고문이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자기 사람들의 말을 무력화하는 탓에 요즘 워싱턴에서 가장 위험한 임무가 트럼프 대리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트럼프 대리인들이 “결국은 거짓말쟁이처럼 보이거나 바보처럼 보이게 되는데, 둘 다 썩 끌리는 일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이에 따른 해명으로 논란이 확대되는 일이 계속될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대변인은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백악관 대변인이 하는 일일 브리핑을 없애고, 격주로 직접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변인을 포함한 백악관 직원들의 개편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숀 스파이서 대변인,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마이클 더브키 공보담당 비서 등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어 개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스파이서 대변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이 커지면서 이번 코미 해임 사실도 미리 귀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이서 후임으로 폭스뉴스 진행자 킴벌리 길포일을 고려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얘기까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코미 국장 해임 사태의 여파가 커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백악관 홍보팀과 전략팀을 광범위하게 개편하려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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